코로나로 재택근무 증가했지만 집에서 일하기 힘든 직장인 상당수···관련 서비스 증가, 기업들은 재택근무 수당 속속 도입

도쿄 시부야역 인근에 위치한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 재택근무 직장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도쿄 시부야역 인근에 위치한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 재택근무 직장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일본에서도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수가 급격히 증가 중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여러 사정으로 집에서는 근무가 어려운 직장인들 또한 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띄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월의 한 평일 이른 아침, 도쿄 시부야(渋谷)에 위치한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STUDY LOUNGE渋谷)’에 들어서자 복도에 나와 스마트폰을 통해 영어로 통화중인 40대 남성과 마주쳤다. 도쿄 시나가와(品川) 소재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그는 업무 전반이 텔레워크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지난 6월부터 이곳을 사무실처럼 쓰고 있다고 했다. 남성은 “업무상 일본과 시간차가 나는 해외 지점들과 빈번히 연락해야 하는데, 집에는 가족들이 있어 여길 찾게 됐다. 새벽부터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재택근무 직장인들이 늘면서 시부야에만 해도 카페형 공용 라운지가 속속 새롭게 들어서고 있다.
재택근무 직장인들이 늘면서 시부야에만 해도 카페형 공용 라운지가 속속 새롭게 들어서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에는 비슷한 이유로 신규 회원 가입을 한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업체는 아예 ‘텔레워크 응원’ 캠페인까지 시작해, 7월말까지 가입한 회원에 한해 입회비 9천 8백엔(약 11만원)을 받지 않았다. 직원은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재택근무 직장인들에게 더욱 손쉽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IT기업에서 일하는 30대 여성은 도내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 중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집에서 텔레워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웃집에서 특정 시간대마다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 소리에 업무 집중도가 떨어져 고민하던 중 이곳을 알게 됐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최근 분위기 좋은 카페 스타일의 공용 오피스들이 많이 생겼다. 매번 카페를 전전하며 일하는 것 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의 경우 원두커피와 홍차 등의 음료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의 내부 모습. 입시 및 자격증 공부를 위한 공간과, 노트북을 펼쳐 놓고 업무를 보는 공간 등으로 섹션이 나눠져 있다.
‘스터디 라운지 시부야’의 내부 모습. 입시 및 자격증 공부를 위한 공간과, 노트북을 펼쳐 놓고 업무를 보는 공간 등으로 섹션이 나눠져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게이오(慶応)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재택근무 비율은 1월 약 6%에서 4~5월에는 25%까지 올라갔다.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의 조사에서는 재택근무를 통해 일의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답한 사람이 반 이상에 달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재택근무 직장인들을 위한 관련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텔레큐브’사가 제조 및 판매하는 전화박스형 개인 오피스는 전철역이나 빌딩 등에 위치해 있는데, 15분간 250엔(약 2천7백원) 정도로 이용 가능하다. ‘후지제록스’도 올해 2월에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라오케 체인으로 잘 알려진 ‘빅에코(BIG ECHO)’는 개별실들을 노래 대신 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 ‘오피스 박스’를 운영 중이다. 7월부터는 가격을 인하해 1시간에 500엔(약 5천 5백원)이면 음료 서비스와 함께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한편 대부분이 유료인 이들 민간 서비스의 경우 일하는 사람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면서 기업이 사원에게 코스트를 전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중으로,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다음달부터 약 2만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에게 월 4천엔(약 4만 5천원)의 재택근무 수당 지급을 밝혔다. 재택근무에 따라 직원들이 추가로 지출하게 되는 광열비, 비품 구매 비용 등을 고려한 금액이다. 소프트뱅크의 경우 현재 전체 종업원 중 약 70%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후지츠(富士通)는 교통비 지급 대신 월 5천엔(약 5만 6천원)의 재택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NTT 그룹도 텔레워크를 하는 직원에게 하루 약 200엔(약 2천 2백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노동조합과 협의 중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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