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878억엔 들여 일본 문화 컨텐츠 세계에 알리기 노력…코로나로 타격 입은 공연 주최자 대상으로 최대 5천만엔 지원

가부키 공연이 이뤄지는 도쿄 긴자(銀座)의 가부키좌(歌舞伎座)의 모습.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본의 전통문화예술공연의 대표인 가부키를 비롯해 연극 및 콘서트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문화공연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출처: 쇼치쿠 홈페이지shochiku.co.jp)
가부키 공연이 이뤄지는 도쿄 긴자(銀座)의 가부키좌(歌舞伎座)의 모습.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본의 전통문화예술공연의 대표인 가부키를 비롯해 연극 및 콘서트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문화공연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출처: 쇼치쿠 홈페이지shochiku.co.j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대응에 골몰하던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이후를 내다보며 세계를 향해 ‘일본 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일상의 온라인화에 발맞춰 일본의 전통예술과 연극, 콘서트와 같은 콘텐츠들을 해외에 발신하는데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공연 등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어려움에 처한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의미 또한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5월 27일부터 ‘콘텐츠 글로벌 수요 창출 촉진 사업비 보조금’이라는 이름의 정책 지원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공연 주최자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 해외에 발신하는 경우, 최대 5천만엔(약 5억 5천만원)까지 비용의 반액을 보조해주는 조성 사업이다. 일본 문화를 해외에 홍보함으로써 향후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을 대비해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미 5천건이 넘는 신청이 들어왔는데, 금년도 제2차 보정(추경)예산서 편성한 878억엔(9천 7백억원) 가운데 약 200억엔(2천 2백억원) 상당분의 교부가 결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연간 손실은 약 6천 9백억엔(7조 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신청 상황과 감염 확산 정도를 계속해서 살피며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은 일본 정부가 지난 20여년 동안 추진해왔던 일본의 콘텐츠 진흥 전략인 ‘쿨재팬 전략’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쿨재팬 전략’은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정부가 일본 콘텐츠의 해외 수출 지원을 위해 시작한 것으로 당파를 초월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관광 공해’라는 단어가 회자될 만큼 넘쳐나는 방일관광객 덕분에 일본 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데도 수월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인바운드의 전멸상태에 놓인 현재, 5G와 같은 기술 혁신의 물결 속에서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닛케이MJ’ 10일자에 실린 한류특집기사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닛케이MJ’ 10일자에 실린 한류특집기사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한편 한국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의 유통・마케팅 전문지인 ‘닛케이MJ’ 10일자에 실린 박양우 문체부장관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했다. 신문에서 박 장관은 ‘세계의 한류’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의 성공 요인을 진단했다. 또한 일본에서 흔히 일컬어지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해 일부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전제는 ‘지원은 하지만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원보다는 민간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방점이 찍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 온라인화・디지털화에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일본이 이를 극복하고 문화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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