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이후 첫 감소, 인구 밀집 피해 월세 싼 외곽으로 빠져…재택근무 증가도 원인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일본의 수도 도쿄 번화가의 모습. 도쿄의 인구가 1956년 조사 시작이래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일본의 수도 도쿄 번화가의 모습. 도쿄의 인구가 1956년 조사 시작이래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의 인구가 1956년 조사 시작이래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만성적인 저출산·고령화로 일본 전역에서 인구 감소 경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수도 도쿄에서만은 유입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결국 도쿄의 인구 증가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도쿄도가 매월 1일 실시하는 인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처음으로 전월 보다 인구가 감소했다. 도쿄의 인구는 5월을 기점으로 1천 4백만명에 도달한 바 있는데, 6월 들어 1천 3백만명대로 다시 떨어지면서 첫 감소세를 보였다.

도쿄의 인구 과밀로 인해 전입을 희망하는 일본인 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쿄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도쿄 1극’ 집중 현상을 바꾸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의 인구 추이는 입사와 입학에 맞춰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 탓에 5월의 수치가 전월 대비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 추이가 4월의 증가수를 밑도는 결과를 나타냈다. 더욱이 예년이라면 전월 보다 약 1만명은 증가해야 할 6월에 3천명 이상 감소라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 총무성에서 인구 이동 조사를 담당하는 나가이 게이코(永井恵子) 조사관은 도쿄신문에 “감염자수가 많은데다 긴급사태 선언의 해제가 늦어졌던 탓이 크다. 또한 취업을 계기로 한 전입이 많은 젊은 연령층에서 이동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쿄도내에서 최근까지 인구가 증가해 온 신주쿠(新宿)구와 미나토(港)구에서 도내 외곽 지역으로 빠져나간 일본인이 가장 많았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사태로 수입이 줄어 월세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옮긴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봤다.

도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고국으로 귀국한 이후 재입국을 하지 않고 있는 외국인이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도쿄의 인구 감소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긴 일하는 방식의 변화 또한 큰 배경으로 자리한다. 재택근무로 출근을 대체하는 기업이 늘면서 도쿄로부터의 전출도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다. 도쿄도내의 ‘사쿠라 인터넷’에 근무하는 28살 여성 직장인은 지난 6월, 스기나미(杉並)구에서 나가노(長野)현 고마가네(駒ヶ根)시로 이사했다. 그는 “일하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도시에 살면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도의 인구는 7월 1일 현재 시점에도 1천 4백만명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 도쿄도는 올해 3월에 향후 도쿄의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해 2025년에는 1천 422만명까지 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미즈호소켄(みずほ総研)의 오카다 유타카(岡田豊) 주임연구원은 “어디에 있어도 상관 없다는 사람들이 늘면 사람들은 자신의 출신과 가까운 지방 도시에 머물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쿄의 인구는 지금을 피크로 해서 줄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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