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테기 외무상, “사랑의 불시착 다 봤다”…한일관계 악화 속 한류 컨텐츠는 선풍적 인기 유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 6월호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연 배우 현빈을 표지모델로 실었다. (출처: 아사히신문 출판 웹사이트 캡처)
슈칸아사히(週刊朝日) 6월호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연 배우 현빈을 표지모델로 실었다. (출처: 아사히신문 출판 웹사이트 캡처)

이쯤 되면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일본에서 부는 한류 드라마 바람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최근에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에서 1위(4일 기준)를 차지하며 일본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제철 자산 압류 및 매각을 둘러싸고 한일 간 긴장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외교 수장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까지 ‘사랑의 불시착’의 팬임을 자처하고 나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마이니치(毎日)신문의 야마다 다카오(山田孝男) 특별편집위원은 10일 기명 칼럼을 통해 모테기 외무상과의 관련 일화를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에게 사랑의 불시착을 봤는지 물었더니, “전부 다 봤다”며 당시 3부까지 시청한 야마다 편집위원을 향해 “늦다”며 핀잔을 줬다는 것이다. 한일간의 외교 관계는 악화하고 있지만 한국 드라마를 필두로 한 한류 컨텐츠는 대상을 불문하고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를 보지 않고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한국 드라마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 업계가 최근까지 새로운 컨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이, 넷플릭스를 통해 새롭게 한국 드라마를 접하게 된 일본 시청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2003년 ‘겨울연가’로 인해 일본의 중년 이상의 여성 팬층을 형성한 이후, 최근에는 케이팝과 패션으로 10대 및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한류 컨텐츠가 인기를 얻어왔다. 여기에 한국의 영화 및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넷플릭스의 종합 순위를 보면 10일 현재 ‘사랑의 불시착’이 2위,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4위, ‘이태원 클라쓰’가 5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 안에 3개의 한국 드라마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미디어들도 한국 드라마 인기의 배경을 분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신문, 마이니치신문과 같은 일본의 유력 일간지들은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와 한국 사회, 한일 관계를 엮은 기사를 연일 게재하며 일본에서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들도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한국 드라마’를 주제로 한 기사 등을 앞다퉈 발신 중이다.

인기와 함께 출연 배우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일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 현빈의 경우, ‘사랑의 불시착’의 유행으로 과거 그의 출연작인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등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AERA)’는 현빈의 출연작을 분석하는 특집을 실었으며, 잡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는 6월 표지로 현빈의 사진을 싣기도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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