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아베노마스크 기부하고 밥값 할인도 받는 일석이조 캠페인 시행 식당 늘어

“그 마스크 필요 없으신 분 있나요?”

‘2538 키친・델리코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베노마스크 할인’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키친・델리코페 인스타그램)
‘2538 키친・델리코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베노마스크 할인’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키친・델리코페 인스타그램)

일본 정부가 배포한 ‘아베노마스크’를 기부하면 밥값을 할인해주는 음식점이 늘고 있어 화제다.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도로 일본 전역에 배포된 천 마스크를 말한다. 아사히신문은 안 쓰는 아베노마스크를 모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음식점들이 도쿄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노마스크 할인 시작했습니다”

도쿄 아다치(足立)구의 베이커리 ‘2538 키친・델리코페(2538 kitchen DELI coupe)’는 뜯지 않은 아베노마스크를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20엔(약 230원)을 할인해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6월말까지 30장 이상이 모였는데, 일부러 마스크를 기부하기 위해 가게를 처음 방문한 손님들도 있을 정도였다.

‘2538’ 그룹은 도쿄 기타센쥬(北千住)와 몬젠나카쵸(門前仲町), 간다(神田)에도 비스트로 및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전개 중으로, 이들 매장에서도 ‘아베노마스크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 모인 마스크는 마스크 기부 운동을 하는 NPO 법인으로 전해지게 된다.

‘2538’ 그룹 도미 신스케(富井真介) 사장은 “이제는 경제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와 마주해야 할 단계로 접어들었다. 기부도 하고 득도 봄으로써 고객들이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치가와(立川)시에 위치한 음식점 ‘오야히나야 다치가와점’에서도 7월말부터 미개봉 상태의 아베노마스크를 기부하면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천엔(약 1만 1천원) 상당의 식사권을 배포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모인 마스크는 한부모가정 세대 당사자로 이뤄진 단체 ‘다치카와 미라이’가 운영하는 무료 학원 원생들에게 전달된다.

‘오야히나야 다치가와점’의 경우 아직까지 테이크아웃과 배달이 영업의 메인인 상황이다. 오너인 마타모토 데츠야(俣本哲哉) 씨는 “손님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시기에 오셔서 그동안 쌓인 자숙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일부터 일본 전 가구에 2매씩 배포되고 있는 아베노마스크는 배포 직후 이물질 혼입 문제 등 홍역을 치르며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사업의 대표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권 내에서도 해당 사업을 두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임팔 작전’에 비유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임팔 작전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 이어 인도를 점령하겠다며 무리하게 임팔까지 쳐들어갔다가 대패한 ‘무모의 대명사’로 꼽히는 작전이다.

아베노마스크를 실제 착용하고 있는 일본인을 만나는게 어려울 만큼 해당 마스크의 사용률은 한눈에 봐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쓰지 않고 방치되는 아베노마스크를 모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할인 이득까지 챙기는 이같은 움직임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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