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마스크, 고 투(Go To) 캠페인에 이어 또 하나의 아베 정부 실패작 되나

코로나19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지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코코아(COCOA)’의 다운로드 안내 화면.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19일 운영을 개시했다.
코로나19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지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코코아(COCOA)’의 다운로드 안내 화면.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19일 운영을 개시했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지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운용을 시작한 지 한 달. 감염 확대 방지 효과를 노리고 야심 차게 시작된 사업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시 직후부터 문제가 속출했고, 현재까지 이 앱에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등록한 사람 수는 단 3명 뿐이다. ‘아베노마스크’, ‘고 투(Go To) 캠페인 사업’과 함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또 한번의 실책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운로드는 했는데 설정 단계에서 귀찮아져서 결국 사용하지 않고 있다. 주변에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도 본 적 없다”

6월 19일 운용이 시작된 다음 날 바로 ‘코코아(COCOA)’ 라는 이름의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했다는 도쿄(東京) 거주 25살 여성의 얘기다. 코코아는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사람들 간의 접촉 여부를 알려주는 앱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본인이 보건소에서 발행된 처리번호를 앱에 등록하면, 확진자와 최근 2주간 1미터 이내에 15분 이상 머물렀던 사람을 찾아 내 통보해주는 방식이다. 뒤집어 말하면 확진자 본인이 자진 신고하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리 이들과 접촉해도 통지를 받을 수 없는 구조다.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생활 침해에 극히 민감한 국민 정서를 반영해 일본 정부는 ‘코코아는 접촉 사실만을 알려줄 뿐 구체적으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모르도록 했다’며 가입을 장려했다. 하지만 앱 출시 직후부터 보건소로부터 발급받은 처리번호 이외의 숫자를 입력해도 ‘완료’되었다고 표시되는 등 기술상의 문제가 발생했고,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사용이 일시 중단됐다.

문제는 7월에 들어서도 이어졌다. 처리번호를 제대로 입력해도 등록되지 않는 등의 오류가 잇따르자, 수정을 거쳐 15일부터 운용 재개에 들어갔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코코아앱을 다운로드한 수는 총 약 695만명(1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국민 18명 가운데 1명 꼴이다. 아베 총리가 “인구의 약 60% 가까이 보급”되는 것을 상정한 바 있음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여기에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코코아앱에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임을 등록한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후생노동성이 ‘코코아앱’의 사용 장려를 위해 배포 중인 포스터 중에서. 사생활침해를 우려하는 여론을 고려해 ‘접촉에 관한 기록은 단말기 내에서만 관리된다’, ‘어디서 언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서로 알 수 없다’는 설명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후생노동성이 ‘코코아앱’의 사용 장려를 위해 배포 중인 포스터 중에서. 사생활침해를 우려하는 여론을 고려해 ‘접촉에 관한 기록은 단말기 내에서만 관리된다’, ‘어디서 언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서로 알 수 없다’는 설명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후생노동성 ‘클러스터(집단감염) 대책반’의 이가미 하루나(伊神春奈) 씨는 도쿄신문에 “앱은 본인이 이용에 동의하고 감염 확대 방지에 협력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했지만 자기 스스로 확진자임을 신고하는 것 자체가 매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확진자 정보 등록을 촉진하도록 독려는 하고 있지만 숫자 자체를 문제시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일본 국내의 감염자 수를 놓고 봐도 신규 확진자가 450명(15일)에 달하는 가운데, ‘등록자 3명’이라는 숫자는 해당 앱의 존재 자체에 의문 갖게 만든다.

한편 일본의 IT저널리스트 이노우에 토시유키(井上 トシユキ) 씨는 “확진자가 솔직히 등록할 지도 문제지만 오류로 인해 등록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타겟이 감지되지 않는다면 이 앱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노우에 씨는 ‘아베노마스크’와 ‘고투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코코아앱 역시 무리하게 밀어붙인 시책이라고 짚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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