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투 트래블 실시 이후 확진자 2.4배 증가…정부와 지자체의 엇갈린 메시지로 일본 국민 혼란
“여행은 가고, 귀성은 하지 말라?!”
요즘 일본을 달구는 이슈 중 하나가 정부의 관광 활성화 사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과 ‘오봉(한국의 추석)’ 기간 귀성에 관한 논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 중이던 지난 달 22일 시작된 '고투 트래블'은 침체된 국내 관광 관련 업계를 돕기 위해 정부가 여행 비용의 50% 상당을 보조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8월 중순의 오봉 연휴 귀성에 대해서는 지난 2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재생 담당상이 “고령자에게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상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고투 트래블’은 정책으로 실시하면서 연휴를 이용한 고향 방문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하는 정부의 모순된 태도에 여론은 들끓었다. 그러자 5일에는 니시무라 경제재생 담당상은 “일률적으로 (귀성을) 자제하라는 것은 아니”라며 톤을 조절했지만 6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지사 등은 “여행 및 귀성을 자제해야 한다”며 도민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에서 엇갈리는 지침을 내놓으며 그렇지않아도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당혹해 하는 일본 국민들을 더욱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진자가 ‘고투 트래블’ 시행 이후로 2.4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경계를 넘는 인적 왕래와 감염 방지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광역 지자체의 발표를 바탕으로 아사히신문이 집계한 수치를 보면 7월 15일에서 21일까지 일주일 간 일본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546명이었다. 그런데 22일 ‘고투 트래블’이 시행된 이후인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의 일주일 간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1천 305명으로 급증했다. 도쿄도 뿐만 아니라 확진자 수가 적은 편이었던 규슈(九州)와 도호쿠(東北)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감염이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의 급속한 증가 국면 속에서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져 가던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49일만에 정식 회견을 가졌다. 히로시마(広島) 원폭 투하 75년 위령 행사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투 트래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감염 방지책을 실시하면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정착시키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또한 8월 연휴를 이용한 고향 방문에 대해서는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해 “고령자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좋겠다”고 당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의 확산 문제, ‘고투 트래블’과 ‘귀성’에 대한 모순된 메시지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앵무새 같은 답변이었다.
NHK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6일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60명 새롭게 확인되었으며, 오사카(大阪)에서는 225명이 새롭게 확인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국적으로는 총 1천 305명이 신규 확진자로 집계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4만 4천 827명을 기록했다. [프레스맨]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