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월 여성 자살자 수 급증…같은 현상 겪고 있는 한국에 자문 “원인 분석 중”

도쿄 긴자(銀座)에 위치한 백화점 화장품 코너
도쿄 긴자(銀座)에 위치한 백화점 화장품 코너 (사진=최지희기자)

일본에서 여성 자살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일본 기관이 한국측에 자문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에서는 8월 한달 동안에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이 작년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일본 자살대책기관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 한국과의 연락을 통해 정보 공유 및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자살 경향 분석을 위해 일본의 기관이 한국 기관에 협력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1~6월 전체 자살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적었지만 7,8월에 접어들면서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8월 자살자 수(속보치)는 전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5.3% 늘어난 1,849명에 달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의 자살 증가 추세가 현저해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한 501명, 7월에는 14.6% 증가한 645명, 8월에는 40.1% 증가한 650명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 보다 앞서 이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 한국의 경우 올해 1~6월 여성 자살자 수가 전년 대비 7.1% 증가한 1,924명에 달했다. 특히 3월 17.3%, 4월 17.9%로 증가율이 높았으며, 6월에도 13.6% 증가했다.

산케이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자살대책을 담당하는 후생노동성 지정법인 ‘이노치사사에루(いのちささえる・목숨을 지키다) 자살대책추진센터’가 8월 중순 한국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중앙자살예방센터’에 연락을 취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자리에서 여성 자살자 급증의 배경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에서는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해 8월 7일 전국 감염자수 1,595명을 내며 정점을 찍었다. 한국의 경우 2월 29일 909명을 기록한 것이 최고치다. 양국의 자살자 수 증가가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한 시기와 겹치면서 코로나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비정규직과 같이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된 점, 육아 및 가사의 부담이 커진 점 등이 여성 자살자 수 증가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과 같은 원인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자 수는 전국적으로 약 5만 4817명(이달 11일 기준)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이 50%를 넘어섰는데,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이 20%, 여성이 80%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한편 일본의 자살자수는 2003년 약 3만 4천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여왔다. 2019년에는 2만 169명으로 1978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 역시 자살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상황으로, 2018년에는 1만 3679명이 목숨을 끊으면서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 28.6명을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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