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최대 번화가 신주쿠 가부키쵸 중에서도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 긴급사태 해제 후 확진 30% 이상이 호스트클럽 등 이른바 ‘밤거리’ 업소 관련자들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70% 가량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신주쿠구에서 나왔다.
도쿄 최대 번화가 신주쿠 가부키쵸 중에서도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 긴급사태 해제 후 확진 30% 이상이 호스트클럽 등 이른바 ‘밤거리’ 업소 관련자들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70% 가량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신주쿠구에서 나왔다. (사진=최지희기자)

29일, 결국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가 이달 22일부터 1조 3천 500억엔(약 15조원)을 투입해 자국내 관광 지원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감염 환자 발생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80명으로 집계되면서 이달 23일 98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을 기록했고, 29일에는 1천 2명이 새로 확인됐다.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이날 오후까지의 중간 집계여서 신규 확진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써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3만 4천명에 달하게 됐다.

특히 수도 도쿄도(東京都)는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200명을 넘어서면서 ‘고투 트래블’ 캠페인에서도 유일하게 빠졌다. 도쿄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여행은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28일 낮 도쿄 신주쿠 거리 모습. 코로나19의 확산전이라면 사람들로 붐볐을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28일 낮 도쿄 신주쿠 거리 모습. 코로나19의 확산전이라면 사람들로 붐볐을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쿄의 29일 신규 확진자 수는 250명(속보치). 무엇보다 7월 들어 코로나19 검사 대상자 가운데 양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가 시중에 널리 퍼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아사히신문이 도쿄도 등의 자료를 분석해 25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도쿄의 양성률은 1차 유행이 진정돼 긴급사태가 해제된 5월 하순에는 1% 미만(직전 1주일 평균)이었다. 그런데 이후 점차 증가해 7월 1일 3.9%, 21일 6.7%로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 검사수가 늘면서 확진자수가 늘었다는 해명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도쿄 대표 번화가 신주쿠 ‘썰렁’

28일 점심 무렵, 도쿄 최대의 번화가 신주쿠(新宿)에서 시작해 한인 타운으로 알려진 신오쿠보(新大久保)까지를 걸었다. 긴급사태 해제 후 확진 30% 이상이 호스트클럽 등 이른바 ‘밤거리’ 업소 관련자들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70% 가량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신주쿠구에서 나왔다.

평일 낮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신주쿠 거리는 그야말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특히 유흥업소가 밀집된 ‘가부키쵸(歌舞伎町)’는 마스크를 쓴 채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는 행인들의 모습이 간간히 목격될 뿐이었다. 신주쿠구는 지난 6월부터 호스트클럽 등의 사업주가 참여하는 연락회를 설치해 종업원들 가운데 감염자가 발견될 시 나머지 직원 모두가 검사를 받는 체제를 갖췄다. 적극적인 검사 덕에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감염 사례도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신오쿠보 거리의 28일 점심 시간대 모습. 중고등학생 및 젊은이들로 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신오쿠보 거리의 28일 점심 시간대 모습. 중고등학생 및 젊은이들로 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사진=최지희 기자)

그런데 일부 호스트클럽 등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손님과 밀접한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져 우려를 낳았다. 급기야 도쿄도 직원들이 가부키쵸로 나가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호소하고 업소를 돌며 예방 수칙을 설명하고 나서기도 했다.

점차 ‘신주쿠 가부키쵸=감염우려가 높은 곳’으로 인식되면서 일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 역시 뚝 끊긴 상황이다. 가부키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만반의 대책을 세워 도쿄도로부터 ‘감염 방지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인증을 받아 가게 문 밖에 붙여 뒀다. 하지만 손님이 안 오는 건 매한가지다. 점심, 저녁 시간대 할 것없이 온종일 일대가 썰렁하다”고 했다.

신오쿠보 일대로 들어오자 최근 갓 준공을 끝내고 문을 연 대형 호텔 체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정대로라면 한창 도쿄올림픽으로 시끌벅적했을 거리에 세워진 호텔이었다.

일본 정부는 1차 유행의 절정기때보다 많은 환자를 배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급사태를 선포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사회경제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이었던 지난 4월의 긴급사태 선포를 피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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