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회의로 느슨해진 분위기 속 상사 갑질 증가…기업들 소송대응 비용 보상해주는 보험 등장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텔레워크의 확산으로 온라인 갑질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텔레워크의 확산으로 온라인 갑질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테레하라’, ‘리모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있는 일본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다. ‘테레하라’는 IT장비를 이용한 재택근무를 뜻하는 ‘텔레워크(telework)’와 괴롭힘을 뜻하는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합성한 말이며, ‘리모하라’는 원격을 뜻하는 ‘리모트(remote)’와 ‘해러스먼트’의 합성어다.

마이니치신문은 온라인을 이용한 재택근무에 익숙하지 않은 상사가 화상회의시 노출되는 상대방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등의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를 입은 직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경우에 대비해 기업에 변호사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 상품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도쿄(東京)의 한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사원(35)은 화상 회의가 끝난 후 프로그램을 바로 종료하지 않고 있는 사이 남성 상사로부터 “나랑 화상으로 회식하고 싶어서 남았지? 마실까?”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 상사는 “오늘은 생얼이네?”, “집 구조가 방 하나에 부엌 딸린 구조인가? 그 방에 남자친구도 있는 거 아냐?”라며 성희롱 발언을 반복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은 “살의(殺意)를 느꼈다. 원래부터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사람이었지만 화상 회의를 하게 되면서 더 심해졌다”고 분노했다.

도쿄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남성(36)은 화상 회의 중 상사로부터 “애가 너무 시끄러우니 조용히 시켜라”는 질책을 당했다. 남성의 아이는 겨우 한 살 난 어린 아기인 데다 아내 역시 재택 근무 중이라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성이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들고 베란다로 나가 화상 회의에 참가하자 이번에는 상사로부터 “부인은 뭘 하고 있냐”는 지적을 받았다.

‘도쿄카이죠니치도카사이(東京海上日動火災)’ 컨설팅 회사에는 기업으로부터 이같은 온라인 갑질 상담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 야마모토 마사노부(山元雅信) 주임연구원은 “자택에 있으면 상사도 느슨해지면서 부하의 사생활에 개입하게 되기도 한다. 1대 1 화상회의는 주변의 시선이 닿지 않아 특히 온라인 갑질이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야마모토 연구원은 온라인 회식을 집요하게 강요하거나 하는 행위도 갑질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문제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도쿄카이죠니치도카사이’ 보험은 6월부터 기존의 직장내 성희롱 및 괴롭힘에 더해 온라인 갑질까지 포함해 보상하는 기업 대상 보험을 출시 중이다. 재택근무 중 괴롭힘을 당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변호사 비용이나 손해배상금 비용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