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객 63%가 에코백 휴대…전문가 “에코백 악용한 절도, 일반 쇼핑객과 구분 쉽지 않아”

이바라키(茨城)현 쓰치우라(土浦)시의 고서점 ‘쓰치우라 고서(古書) 구락부’. 매장 입구에 에코백을 계산대에 맡기고 입장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 ‘쓰치우라 고서(古書) 구락부’ 트위터)
이바라키(茨城)현 쓰치우라(土浦)시의 고서점 ‘쓰치우라 고서(古書) 구락부’. 매장 입구에 에코백을 계산대에 맡기고 입장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 ‘쓰치우라 고서(古書) 구락부’ 트위터)

“입구가 벌어진 에코백이나 손가방은 계산대에 맡겨주세요”

25만점의 헌책을 보유하고 있는 이바라키(茨城)현 쓰치우라(土浦)시의 고서점 ‘쓰치우라 고서(古書) 구락부’에 붙어있는 안내문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7월 1일부터 전국 소매점에서 물품 구입시 제공하는 비닐봉지를 전면 유료화하면서 에코백을 휴대해 장바구니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에코백을 이용한 절도 범죄가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소매점들이 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쓰치우라 고서 구락부’의 사사키 요시히로(佐々木嘉弘) 대표는 “파악된 건수로만 5~6건 정도”라며 절도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다른 손님의 결제 업무를 보느라 들어올 때 홀쭉했던 에코백을 어느새 불룩하게 채워 매장을 나서는 손님을 놓치고 말았다. 사사키 대표는 “전문서적이나 사전 같은 고가 상품이 많이 없어져 타격이 크다”고 털어놨다.

가게에 입장하는 손님들에게 에코백을 맡겨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번거로운 작업인 데다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사키 대표는 “이해해주시고 있지만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도쿄 네리마(練馬)구의 수퍼마켓 ‘아키다이’의 아키바 히로미치(秋葉弘道) 사장. 비닐봉투 유료화 이후 에코백을 이용한 상품 도난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이미지: ‘아키다이’ 홈페이지)
도쿄 네리마(練馬)구의 수퍼마켓 ‘아키다이’의 아키바 히로미치(秋葉弘道) 사장. 비닐봉투 유료화 이후 에코백을 이용한 상품 도난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이미지: ‘아키다이’ 홈페이지)

도쿄 네리마(練馬)구의 수퍼마켓 ‘아키다이’의 아키바 히로미치(秋葉弘道) 사장은 “에코백을 지참한 손님들이 늘면서 10~20% 정도 도난 건수가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키바 사장에 따르면 계산이 완료된 상품들을 봉투에 담는 선반 위에, 계산이 안된 상품들을 에코백에 그대로 옮겨 담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피해액도 상당하다. 매장은 계산 전과 계산 후의 바구니 색깔을 달리 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짜내 대응에 나섰다. 아키바 사장은 이같은 작업을 추가하느라 “지출도 늘어나고 계산대 업무도 늘면서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경비회사들로 이뤄진 ‘사복보안원협회’ 홍보담당자는 “절도범에게 있어 에코백은 의심받지 않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매우 유효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입구가 벌어져 있는 데다 용량도 크기 때문에 몰래 물건을 넣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홍보담당자는 이전에는 가게에 비치된 비닐봉투가 아닌 봉투 등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타켓으로 경계 업무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에코백을 손에 들고 쇼핑하는 바람에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코백을 사용한 수업은 비닐봉투 유료화 전만 해도 10~20% 정도를 차지했는데 7월 이후에는 절반 가까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료화 이후 비닐봉지 한 장을 사는데 최소 1엔(약 10원) 정도 들면서 에코백을 쓰는 일본인들은 확연히 증가했다. 아사히신문의 7월 18~19일의 조사에 따르면 유료화를 계기로 자신만의 쇼핑백을 지참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답한 비율이 63%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 등의 데이터를 통해 심리 상태를 식별하는 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기까지 하고 있다. ‘디펜더 엑스(DEFENDER-X)’라는 이름의 해당 시스템을 판매하는 ‘엘시스재팬’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을 통해 ‘범죄를 일으킬 것 같은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원수 등 VIP가 모이는 국제회의나 행사 등에도 사용되는 기술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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