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성 경매 포스터 (이미지=방위장비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방위성 경매 포스터 (이미지=방위장비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의 중고 물품을 사상 처음으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오는 26일 도쿄도 신주쿠구에 위치한 방위성 강당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행사는 경매방식으로 진행되며 모집정원은 450명이다. 사전에 엽서를 통해 참가신청을 해야하며, 신청자가 정원을 초과할 경우 추첨을 거치게 된다. 다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추이에 따라 참가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하거나 경매 자체를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매년 고가의 군사 장비 지출 탓에 비용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오던 일본 방위성이 자체 수입을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이번 경매는 지난해 9월 외무성에서 자리를 옮긴 고노 다로 방위상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 3일 경매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열악한 재정상황하에서 재원 확보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며 경매 실시 이유를 설명하고 "미국 최신예 전투기 F35 1대(약 100억엔)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싶다"고 말해 이번 행사가 단순한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비쳤다.

지지통신은 고노 방위상이 열악한 재정 상황 하에서 자체적으로 수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방위예산 증액의 명분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가의 장비는 출품 예정에 없고, 수익금도 전액 정부 국고로 귀속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위성이 당장의 재정 개선 효과보다는 향후 예산 확보를 염두에 둔 경매 정책일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는 26일 경매에 출품 예정인 대상품은 육해공 자위대에서 쓰였던 장비와 물품 등 총 30여 점이다.

육상자위대 물품 목록에는 탄띠·탄환주머니(경매 최저가 5천엔), 수통·반합(5천엔), 부대휘장 세트(3천엔), 전차탑승자용 전투화(3000엔) 등이 올라와 있다.

해상자위대 물품은 올해 3월 퇴역한 연습함 ‘야마유키(やまゆき)’의 부속 장비들로 조타륜(操舵輪, 2만엔), 수정시계(1만엔), 응원깃발(5000엔) 등이 경매에 부쳐진다. 

방위성 경매에 출품된 항공자위대 물품(이미지=방위장비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방위성 경매에 출품된 항공자위대 물품(이미지=방위장비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항공자위대 장비로는 일본형 수송기 C-1의  조종간(1만엔), 비상용 전등(5천엔), 기내 스피커(5천엔) 등을 비롯해 항공헬멧·산소마스크·항공헬멧 전용가방으로 구성된 조종사 3종 세트(3만엔)가 출품된다.   

경매 낙찰자에게는 해당 물품이 자위대에서 사용된 사실이 적힌 방위상 명의의 증명서가 발급된다. 자위대 관련 아이템에 관심이 높은 일본의 군사 ‘오타쿠’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방위성은 오프라인 경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향후 인터넷 경매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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