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한 스가 총리, 오염수 음용 가능 여부 물어…아사히 “스가 총리 마시진 않아”

11월 3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 기사 캡쳐
11월 3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 기사 캡쳐

“마셔도 되나”

지난 9월 26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도쿄전력 관계자의 대화가 아사히신문의 3일자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공개됐다.

도쿄전력 관계자가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정화한 물을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고 설명하자 스가 총리가 이에 “마셔도 되는지”를 물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스가 총리가 오염수를 “마시진 않았다”고 하면서 “설령 마셨다고 해도 오염수에 대해 ‘안전하다’거나 ‘바다로 흘려 보내도 괜찮다’는 인식이 세간에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서 스가(菅) 총리와 같은 한자 성을 가진 간(菅) 나오토(直人) 총리는 과거 후생상(현 후생노동상) 재임 시절이던 1996년 ‘의혹의 무순’을 먹었다며 비교했다.

‘의혹의 무순’ 문제는 오사카(大阪)부 사카이(堺)시에서 병원성대장균 O175로 인한 집단 식중독이 발병하자 후생성이 ‘무순 원인설’을 공표하면서 불거졌다. 무순의 판매 중지가 전국적으로 퍼졌고, 간 총리는 시중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무순을 먹어 보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하루에 140톤씩 발생하고 있다. 하루에 160~170톤씩 발생하던 오염수가 올해 들어 다소 준 것이 이정도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특수 정화 장치로 걸러내고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미약하게 방사선을 내는 삼중수소(트리플)는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삼중수소 이외에도 스트론튬 및 요오드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도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는 도쿄전력의 설명에 대해 “도쿄전력의 자세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마실 수 있다면 해양 방출 등을 하지 말고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에서 음료용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2022년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게 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 달 27일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는 정책을 공식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적으로도 반대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처분 방식과 관련해 명확한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의 첫날인 지난달 28일, 오염수 처분 문제에 대해 “언제까지나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순 없다”며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정부가 책임지고 처분 방침을 정하겠다”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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