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및 젊은층’ 에서 ‘남성 및 중장년층’으로 한류 컨텐츠 확산…한국산 제품 덩달아 인기

도쿄의 인구 밀집 지역 시부야(渋谷)의 가로등에 한국산 먹거리 광고가 내걸려 있다.
도쿄의 인구 밀집 지역 시부야(渋谷)의 가로등에 한국산 먹거리 광고가 내걸려 있다.(사진=최지희기자)

얼어붙은 한일 양국의 정치외교적 상황과는 정반대로 2020년은 일본에서 ‘4차 한류붐’이라 불리는 한류의 인기가 거센 한해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용자의 증가로 인한 한국 드라마 열풍, 그리고 이에 동반한 한류 먹거리 및 화장품에 대한 관심 증가, 한국형 일본 걸그룹의 음반시장 강타 등 다방면에 걸쳐 한류가 일본 사회에 맹위를 떨쳤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1984년부터 매년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발표되는 ‘유캔 신어(新言)·유행어 대상’은 1년간 일본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친 단어를 선정해 수상하는 상으로, 그 해의 트랜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상이다. 1일 발표된 2020년 대상에는 넷플릭스가 지난 2월 배급을 시작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상을 선정하는 일본 출판사 ‘자유국민사’는 사랑의 불시착에 대해 “특히 주연을 맡은 현빈은 여성에 대해 지배적이지 않으면서 여성의 삶의 방식을 지지하는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인간성을 체현했고, 남북간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로 벽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9인조 걸그룹인 ‘니쥬(NiziU)’가 표지모델로 등장한 패션잡지 광고가 시부야 역사 안에 크게 걸려있다.
9인조 걸그룹인 ‘니쥬(NiziU)’가 표지모델로 등장한 패션잡지 광고가 시부야 역사 안에 크게 걸려있다.(사진=최지희기자)

‘톱10’에는 들지 못했지만 30위 안에 노미네이트 된 유행어 가운데는 소니뮤직과 JYP엔터테이먼트의 합동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Nizi Project)’를 통해 선발된 9인조 걸그룹인 ‘니쥬(NiziU)’도 눈에 띈다. 미니 앨범 ‘Make you happy’가 주간 디지털 랭킹에서 수주간 1위를 획득했으며, 일본의 유명 음악 방송과 연말 시상식을 섭렵하면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니쥬’는 공영 방송 NHK 가 12월 31일 방영하는 ‘홍백가합전’ 출연이 확정되면서 12월 2일 정식 데뷔 후 29일만에 일본 대표 연말 특집 방송 입성이라는 프로그램 사상 가장 빠른 출연 기록을 세우게 됐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문화 콘텐츠와 함께 한류 제품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 중이다. 2일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의 유명 패션 상업시설인 ‘시부야109’ 운영회사가 최근 만 15~24세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매 선호도 조사에서 다수의 한국산 제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조사 부문 총 8개 가운데 한국산 제품은 드라마·방송, 화장품·스킨케어, 패션, 카페음식, 홈카페 부문 등 5개에서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처럼 한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도쿄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와 오사카(大阪) 한인타운 등에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한국의 홍대에서 시작된 멀티 편집숍  ‘에이랜드’가 도쿄 시부야에 지난 10월 8일 오픈해 화제다. 2층으로 구성된 이 매장은 도쿄에서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가 있는 주요 상권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의 홍대에서 시작된 멀티 편집숍 ‘에이랜드’가 도쿄 시부야에 지난 10월 8일 오픈해 화제다. 2층으로 구성된 이 매장은 도쿄에서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가 있는 주요 상권에 자리를 잡았다.(사진=최지희기자)

일본에서의 한류는 그간 10대와 20대 등 젊은 한류 팬들을 중심으로 케이팝 뿐 아니라 한식, 화장품 등 소비 분야의 저변을 점차 확대해왔고, 일본의 트랜드를 주도하는 문화로 자리잡아 왔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홈코노미가 만들어낸 ‘4차 한류’는 한류의 소비층을 더욱 대중적 레벨로 넓혀가고 있다. ‘기생충’,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일본의 극장가와 안방을 장악하면서 취미 생활로서 한류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2020년은 ‘여성 및 젊은층’ 이외에도 ‘남성 및 중장년층’에게도 한류 컨텐츠를 각인시키는 한해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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