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드는 관리는 ‘이동’, 독단적인 정치 스타일도 한 몫…SNS에서 ‘스가린’ 확산

1월 6일자 마이니치신문. 왼쪽 사진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취임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 자민당 포스터. 오른쪽 사진은 옛 소련 지도자 스탈린
1월 6일자 마이니치신문. 왼쪽 사진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취임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 자민당 포스터. 오른쪽 사진은 옛 소련 지도자 스탈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가스입니다’라는 자기소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에게 최근 새로운 별칭이 생겼다. 옛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1878~1953년)에 빗대 ‘스가린’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같은 별칭이 스가 총리의 강권적인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르면 자민당의 한 베테랑 의원은 “최근에 총리가 관계부처들 사이에서 ‘스가린’으로 불리고 있는 모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따르면 스가 총리가 “마음에 안 드는 관리들을 계속해서 잘라 왔기 때문”이다.

스탈린은 과거 탄압과 숙청의 반복을 통해 공산주의하에서 독재체제를 구축한 지도자로 ‘스탈린주의’라는 말도 만들어졌다.

실제로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자신이 공들여 추진한 ‘고향세(후루사토 납세)’의 제도 확충에 이의를 제기한 총무 관료를 요직에서 배제했다. 정권의 결정에 반대하는 관료는 “이동시키겠다”는 말도 내뱉은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학술회의’가 추천한 새 회원 후보 6명의 임명을 거부함으로써 학문의 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스가 총리는 주변과 상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정치 스타일로 알려지면서 지난 9월 총리 취임 후부터 이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있어왔다.

관방장관 재임 시절, 팬케이크를 좋아한다는 이미지와 함께 ‘레이와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친근함을 어필해왔다. (이미지: 가와이 안리 트위터)
관방장관 재임 시절, 팬케이크를 좋아한다는 이미지와 함께 ‘레이와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친근함을 어필해왔다. (이미지: 가와이 안리 트위터)

'스가린’이라는 별칭은 지난해 가을부터 점차 확산하기 시작했다. ‘가스’라는 별칭이 인터넷상에서 비교적 널리 사용되어 온 반면, ‘스가린’은 SNS를 통해 일부에서만 통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인사를 통해 통치하는 강권적인 이미지에 더해, 붉은색을 배경으로 한 스가의 자민당 포스터가 마치 붉은 소련 국기를 뒤로 한 스탈린의 사진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부터 ‘스가린’이 SNS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게 됐다.

트위터를 통해 살펴봐도 ‘#스가린’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들어서도 스가 총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자는 철저히 탄압・방해・배제한다”, “주변에서 호위하는 관료들은 모두 ‘예스맨’ 뿐”이라는 지적들이 속출했다.

칼럼니스트 오다지마 다카시(小田嶋隆)는 “스가는 인사를 통해 억누르는 수법을 자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독재적인 이미지가 붙어 버렸다. 이것이 스탈린과 겹치는 것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그는 스탈린과 연관된 말은 “원래 좌익 사이에서 사용되던 말로, 70년대 독재적인 수법을 비판할 때 ‘스탈린적’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 말이 총리, 자민당 총재에게 사용된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오다지마 씨는 이같은 배경에는 자민당의 ‘변질’이 있다면서 “자민당 내에는 이전에는 파벌 간 절차탁마하면서 긴장감이 유지했었지만 지금은 비주류인 이시바시 시게루(石橋茂) 전 간사장을 몰아내는 등 주류파가 압도적으로 강하다. 옛 소련과 같은 ‘일당독재’와 비슷하게 비치는 것 아닐까”라고도 분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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