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속 기분전환, 정서교류, 영어공부 등 다양한 수단으로서의 ‘일기’에 주목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일기 전문점 ‘닛키야 츠키히(日記屋月日)’. 유명인이 쓴 일기에서부터 자비출판으로 발행한 일기책 등 다양한 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미지: 닛키야 츠키히 트위터)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일기 전문점 ‘닛키야 츠키히(日記屋月日)’. 유명인이 쓴 일기에서부터 자비출판으로 발행한 일기책 등 다양한 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미지: 닛키야 츠키히 트위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일본에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가 주목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기장의 매출이 오르는가 하면 일기 전문점까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일상을 기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일기를 읽고 감상을 주고 받는 등 일기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들도 확산중이다.

도쿄(東京) 도내의 한 PR회사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은 “코로나19로 힘든 점도 있지만 일기를 통해 이겨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재택 근무가 늘기 시작한 지난 봄 이후부터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매일 일기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문자로 옮기면서 기분을 진정시킬 수 있게 됐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일기장의 매출도 오르고 있다. 문구 제조업체 ‘디자인필’에 따르면 3월 이후 자사 브랜드 일기장의 인터넷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매달 110~120% 증가했다. 일기장 구매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족의 체온이나 몸상태를 기록하는 용도로 썼다”거나 “집에서 만든 요리를 기록으로 남겼다”, “가족끼리 교환 일기를 시작했다” 등의 응답이 눈에 띄었다.

일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기 전문점도 등장했다.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에 지난 4월 문을 연 ‘닛키야 츠키히(日記屋月日)’는 유명인이 쓴 일기에서부터 자비출판으로 발행한 일기책 등 다양한 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점주인 우치누마 신타로(内沼晋太郎) 씨는 요미우리신문에 “일기는 쓰는 것도 좋지만 타인의 일기를 읽는 것도 재밌다. 저마다의 삶의 방식, 느끼는 방법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심오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닛키야 츠키히 회’ 회원들이 쓴 일기를 메일 매거진 형식으로 온라인 구독할 수 있다. (이미지: 닛키야 츠키히 홈페이지)
‘닛키야 츠키히 회’ 회원들이 쓴 일기를 메일 매거진 형식으로 온라인 구독할 수 있다. (이미지: 닛키야 츠키히 홈페이지)

이곳에는 ‘닛키야 츠키히 회’라는 이름의 회원제 커뮤니티도 있다. 회원들은 메일 매거진 등을 통해 자신의 일기를 공개하거나 다른 회원의 일기를 읽고 감상을 투고하면서 교류한다. 우치누마 씨는 “표현 활동으로서의 일기의 가능성에 눈 뜰 수 있는 계기가 되면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어학 학습의 도구로서 일기를 이용하는 서비스도 눈에 띈다. 오사카(大阪)시에 거점을 둔 온라인 전문 영어회화스쿨 ‘영어회화 NEW’는 인터넷 상에서 외국인 강사와 영어로 교환 일기를 쓰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자신이 쓴 영어 일기를 첨삭 받는 것은 물론 강사의 일기도 읽어볼 수 있다. 이와사키 다쓰야(岩崎 達矢) 대표는 “어학 능력의 향상 뿐 아니라 문화 차이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구가 나오코(久我 尚子) 주임연구원은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일기도 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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