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만원 전철 여전, 신주쿠 등 도심 번화가로의 젊은 세대 외출 역시 여전

지난 8일부터 긴급사태선언이 발효 중이지만 통근길 시민들의 모습은 여전하다. 사진은 시부야역의 출근길 모습
지난 8일부터 긴급사태선언이 발효 중이지만 통근길 시민들의 모습은 여전하다. 사진은 시부야역의 출근길 모습(사진=최지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멈출 줄 모르는 확산으로 인해 두 번째 긴급사태선언이 나온 지 하루만인 지난 8일.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의 아침 풍경은 여전했다. 일본 정부가 출퇴근 인구 70% 삭감을 목표로 재택 근무를 장려하고 있지만 현실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아침 출근길의 시부야(渋谷) 행 전철 안은 긴급사태선언이 무색할 만큼 이전과 다른 면을 찾기 힘들었다. 도쿄 도심과 요코하마(横浜)를 잇는 도쿄 메트로 도요코(東横)선은 굳은 표정을 마스크로 가린 통근객으로 만원을 이뤘다.

도요코선 뿐만이 아니다. JR요코스카(横須賀)선 역시 오전 8시가 되자 전철은 발 디딜 틈이 사라진 상태가 됐다. 전철문이 닫히기 직전 열차 안으로 몸을 던지는 승객의 모습도 여전했다. 4일부터는 학교들도 재개되면서 학생 승객까지 더해져 긴급사태 이전보다 승객이 늘어난 느낌마저 들었다.

긴급사태선언 후 찾아온 3일 연속 연휴(9~11일) 풍경도 알아봤다. 연휴 마지막날인 11일 저녁 5시경 도쿄의 대표 번화가로 꼽히는 신주쿠(新宿)를 찾았다. 신주쿠행 JR야마노테(山手)선 열차 내부는 드문드문 서 있는 승객들이 있을 정도였다. 긴급사태가 나오기 전보다는 줄어든 모습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에 띄게 변한 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1월 11일 저녁 5시경 신주쿠. 긴급사태가 선언됐음에도 많은 수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월 11일 저녁 5시경 신주쿠. 긴급사태가 선언됐음에도 많은 수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어둑해질 무렵 JR신주쿠역 남쪽 출구를 나서자 대로 위 횡단보도 위로 많은 수의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대형가전양판점 빅카메라(BIC CAMERA)와 패션브랜드 유니클로 등도 신년을 맞은 쇼핑객들로 붐볐다.

수도권 지역에 긴급 사태는 재발령됐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은 그다지 높지 않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신업체 NTT도코모의 분석에 따르면 긴급사태가 재발령된 후 첫 주말인 9일 정도 시점에서 긴자(銀座), 시부야(渋谷), 신주쿠(新宿) 등 도쿄 지역 번화가의 유동 인구는 감염 확산 전과 비교해 30~40% 감소하는데 그쳤다. 1차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작년 4월에 70% 가량 급감한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크게 준 것이다.

신오쿠보 마트 모습. 외식 대신 가정에서 식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대형 마트는 늘 인산인해다.
신오쿠보 마트 모습. 외식 대신 가정에서 식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대형 마트를 찾는 발길은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반면 음식점들의 사정은 또 다르다. 일본 정부가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의 주요인으로 연말연시의 회식을 지목하면서 음식점의 영업 시간을 오후 8시로, 주류 제공은 7시까지로 앞당겨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이번 긴급사태선언은 ‘저녁 회식 금지령’과 다름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다. 다른 업종에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하고 경제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림수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은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가능한 것을 생각하면, 가뜩이나 버티기 힘든 영세 식당 등의 입장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8일부터 도쿄 등 수도권 4개 지역에 발효된 긴급사태 이후에도 신규 확진자 급증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12일 민영 ANN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환자수는 12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전국 881명으로 9일 연속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13일 이를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효고(兵庫) 등 간사이 (關西)지역 3개 광역지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이들 외에도 아이치(愛知)현과 기후(岐阜)현도 중앙정부에 긴급사태 적용을 요청하고 있어 발령 지역은 계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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