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권, ‘학술회의’ 논란 둘러싸고 연이은 답변 회피…역대 정권 가운데선 아베 정권 답변 회피 가장 돋보여

11월 13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이미지: 총리관저 유튜브 화면 캡쳐)
11월 13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이미지: 총리관저 유튜브 화면 캡쳐)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 출범 후 처음 맞는 임시국회에서 스가 총리 및 각료들의 답변 회피 자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답변은 삼가겠다”는 표현이 임시국회 초반에만 약 80차례 가까이 등장하는 등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는 자세가 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중·참의원에서 이뤄진 대표질문과 중·참예산의원회의 약 1,250건의 정부 답변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문제가 되고 있는 ‘학술회의’ 임명거부 문제를 둘러싸고 이같은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일본에서는 ‘학술회의’가 추천한 후보 105명 가운데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이력이 있는 6명의 회원을 스가 총리가 회원으로 임명하지 않은 문제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스가 정권에서는 총리 및 각료, 내각법제국장 등을 포함해 총 48회에 걸쳐 국회에서 답변을 피하는 자세를 보였는데, 이중 42회를 기록한 것이 바로 스가 총리였다.

또한 “여자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한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자민당 의원에 관련된 문제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기소된 가와이 가츠유키(河井克行)·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의원 부부 건에 대해서도 “개별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에도 기자회견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지적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상황을 모면해왔다. 또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관료가 쓴 답변을 그대로 읽는 경우가 많아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총리의 답변 능력을 불안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참의원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입헌민주당의 모리 유코(森ゆうこ) 의원은 “관방장관 시절처럼 ‘문제 없다’거나 ‘맞지 않는 질문’이라는 말만으로는 국회에서는 넘어갈 수 없다. 힘은 있는 정치가이지만 답변 능력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바로 국회 답변에서 “답변은 삼가겠다”는 발언 수를 집계한 데이터다. 최근 5년간 해마다 약 300건이 넘는 ‘답변 회피’가 나타나는 등의 ‘이상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트위터가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트위터에 투고한 이는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산업사회학부 사쿠라이 게이타(櫻井啓太) 준교수로, 국회회의록검색시스템을 이용해 1970년부터 올해 10월 8일까지 약 반세기 동안의 국회 답변을 대상으로 발언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답변 회피 현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하였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약 500건을 넘기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쿠라이 준교수는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문제, 벚꽃 모임 등의 스캔들이 배경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가 정권에 대해서도 총리 취임 후 첫 대표질문에서 이미 ‘답변 회피’ 발언을 선보였다면서 “향후 답변에도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