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에 日언론 관심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일대사 내정 소식에 일본 언론도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은 23일 새 주일대사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강창일 전 의원을 내정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일본과의 인연 등을 앞다퉈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주일한국 대사에 ‘일본통’으로 알려진 강 전 의원이 내정됐다고 속보 기사를 내보낸 후 청와대 관계자가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문 대통령이 남관표 주일대사의 후임으로 강 전 의원을 내정했다고 보도하면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문정권이 일본통에다 정계에도 인맥이 있는 강 의원을 기용해 관계를 회복하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한일의원연맹 회장 출신인 강 전 의원이 의원연맹 활동 등을 통해 일본 정계에 인맥을 쌓은 점을 소개했다. 또한 강 전 의원이 한일의원연맹 회장 취임 후 자주 방일해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및 정계 요인들과 회담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한일의원연맹 부회장과 간사장을 역임하다 2017년 회장직에 오른 강 전 의원은 지난 1월 도쿄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하고 강제징용문제를 논의하는 등 한일 문제 현안을 일선에서 다뤄왔다.

이번 인사는 최근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잇따라 보내고 있는 유화 제스쳐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의원의 방일에 이어 지난 14일에는 아세안+3(한중일) 화상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아베 전 총리에서 스가 총리로의 변화와 함께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는 등의 리더십 교체를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내년 여름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평창동계올림픽때와 같이 정부의 대북 정책 진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프레스맨에 “지난 박지원 국가안보원장의 방일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일관계의 진전을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측 반응은 아직까지 냉랭하다. 문 대통령의 잇단 제스쳐에도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해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강창일 전 의원의 주일대사 내정으로 변화의 물꼬가 트일지 지켜볼 대목이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