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 세계 5위, 대러시아 LNG 수입은 세계 4위...러시아 진출 기업 사업 전략 전환 모색

블라디미르 푸틴이 그려진 티셔츠가 모스크바 상점에 걸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라디미르 푸틴이 그려진 티셔츠가 모스크바 상점에 걸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내 제품 판매 중단 및 사업 철수와 함께 일본의 자동차 업계들도 현지 생산이나 수출을 중단하는 등 사업 전략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대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은 세계 4위 규모로 전체 8%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 내 에너지 업계의 동요 또한 확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을 이유로 러시아 공장 가동을 4일부터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의 안전을 우선시한다. 한시라도 빨리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로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우크라이나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러시아 시장에서 일본자동차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을 전개해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이외에도 모스크바 등에 168개의 판매 및 서비스 거점이 있다.

2007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해 지난 해에는 세단 ‘캠리’, 다목적스포츠카(SUV) ‘라브4’ 등 약 8만대를 생산했다. 현지에서의 부품 조달비율을 40% 정도로, 국외에서의 물류가 정체되면 차량의 생산이 어려워진다.

도요타는 우크라이나에도 37개의 판매 및 서비스 거점을 두고 있으나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 달 24일부터 모든 현지 사업을 중단했다.

혼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범용 엔진 등의 러시아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 러시아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 폭락과 물류망 분단 등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마츠다도 조만간 대러시아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조정중이다. 마쓰다는 러시아 동부의 블라디보스톡에 현지 자동차 생산업체인 솔러스와 2012년부터 합작 공장을 설립해 SUV ‘CX-5’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대수는 비공개이나 지난해 러시아에서의 판매 대수는 2만 9177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2%를 차지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러시아 근교에 위치한 합작 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며, 닛산자동차 역시 일부 부품 조달에 지장이 생기고 있어 러시아 공장의 가동을 조정해 생산 대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27일 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러시아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347개로 2013년 이후 9년만에 60%가 늘었다. 이 가운데 10% 이상이 현지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의 17번째 교역 상대국이지만 자동차만 놓고 보면 5위 수출 상대국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은 남다르다. 지난해 일본의 러시아 수출액은 8,624억엔(약 8조 9,748억원)으로 이 가운데 자동차는 3,757억엔(약 3조 9,098억원)에 이른다. 자동차 부품을 합친 수출 규모는 전체의 50%를 넘는다.

한편 에너지 업계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퍼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은 지난 달 28일, 러시아 극동의 LNG 개발사업 ‘사할린2’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 등과의 합작 회사를 모두 중단한다.

가스프롬이 50%의 주식을 쥐고 있는 ‘사할린2’는 대일본 LNG 수출거점이다. 미쓰이물산이 12.5%, 미쓰비시 상사가 10% 출자하고 있다.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는 “쉘의 발표 내용을 포함해 상세한 사항을 분석해 정부와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LNG는 발전용 연료 및 도시가스의 원료로 사용된다. 세계 2위의 LNG 수입국인 일본의 대러시아 수입량은 호주와 말레이시아, 카타르에 이은 세계 4위 규모다.

일본 정부는 일본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독려해온 만큼, 세계적인 ‘탈(脱)러시아’ 움직임에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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