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확진자 99%가 오미크론 변이…지자체 부스터샷 실시 더딘 가운데 항원검사키트 수요 급증

지난 15일 도쿄 시나가와(品川)구에 위치한 대형 상점가의 모습(사진=최지희 기자)
지난 15일 도쿄 시나가와(品川)구에 위치한 대형 상점가의 모습(사진=최지희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25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백신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은 여전히 2%대에 머무르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현시점에서는 긴급사태선언과 같은 강력한 인구이동 억제 정책에 신중한 입장이다. 대신 대부분의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서 이보다 낮은 단계의 비상 대책인 ‘만연 방지 등 중점 조치(중점조치)’ 적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조치가 시행되고 있던 도쿄도(東京都) 등 16개 광역자치단체에 홋카이도(北海道)를 비롯한 18개의 지역이 추가되면서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72%에서 중점조치가 적용된다. 하지만 인구의 이동을 강력히 억제할 수 없는 탓에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320명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면서 연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5일(오후 7시 기준)에는 6만 2천 61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내 감염의 대부분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도쿄도가 24일까지 1주일간 실시한 스크리닝 검사에서 확진자의 약 99%가 오미크론 변이로 의심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던 지난해 말에 부스터샷을 서들러 진행 했어야 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가장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도쿄 소재의 한 클리닉 원장은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백신 접종을 최대한 서두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실상 백신 접종으로 감염 확산에 대비하기엔 늦었기 때문에 외출 및 이동 자제 등을 더욱 강력히 요청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3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말까지 의료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를 중심으로 1천 470만명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3일 기준 3차 접종을 끝낸 이들은 236만명에 불과해 목표 달성률의 16%에 그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의료종사자와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고령자들이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2차 접종 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3차 접종을 한다는 당초 방침을 바꿔 접종 간격을 6개월까지 단축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준비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의 부스터샷 접종률은 2.3%다. 

한편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PCR 검사센터 및 의료기관 등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검사를 원해도 받지 못한채 돌아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대신 개인이 간이로 감염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 ‘항원검사키트’의 수요가 급증해 전국적으로 품절 사태가 발생중이다.

지난 24일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일본내 제조업체들에게 검사 키트의 증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각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 시간을 심야시간까지 늘리면서 의료기관 및 약국으로부터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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