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감 미스터리’에서 이번엔 ‘폭증 미스터리’, 확진자 수 한달 새 44배 급증…백신 물량 확보 고심

연말연시 일본 곳곳에서는 유동 인구로 넘쳐났다. 지난해 12월 30일 도쿄 신주쿠(新宿)구 한인타운에 위치한 마트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연말연시 일본 곳곳에서는 유동 인구로 넘쳐났다. 지난해 12월 30일 도쿄 신주쿠(新宿)구 한인타운에 위치한 마트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일본에서 12일 수도 도쿄(東京)의 신규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민영방송 후지TV에 따르면 확진자수가 하루에 2천 명을 넘는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은 물량 부족 등으로 인해 0.8%라는 현저히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본은 작년 9월 이후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이웃국 한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확진자수가 급감해 의학계의 ‘미스터리’로까지 일컬어진바 있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강한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일본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확산 추세 또한 ‘미스터리’에 가까울 만큼 폭발적으로 빨라 감염병 전문가들의 고개를 또다시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작년 12월에 월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13명으로 전월 대비 42% 증가하더니, 1월 들어서는 10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 수는 3만 7천 732명이었다. 일주일 단위로 놓고 보면 한달 사이에 무려 44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폭증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우선 미군기지발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지역 감염 증가가 거론되고 있다. 주일 미군 기지 시설이 많은 오키나와(沖縄)현을 비롯해 야마구치(山口)현, 히로시마(廣島)현 등에서의 주일미군의 집단 감염이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 초기부터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쇄국에 가까운 입국 규제를 시행했지만 미군기지발 확산이라는 구멍을 놓친 셈이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10일 오후 기준 주일미군 시설 구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3천 638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합동위원회는 10일부터 ‘필요 불가결한 활동’을 제외한 미군 관계자의 기지 밖 외출은 제한한다고 발표했지만, 불길을 잡기엔 늦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다른 이유는 11일 기준 0.8%라는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백신 3차 접종은 지난 달 1일부터 시작됐지만 이미 40%를 넘어선 한국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2차 접종 후 8개월이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의료종사자는 6개월, 고령자는 7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부스터샷 접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온 일본은 현재 3차 접종에 필요한 백신 물량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지역에 이미 확보되어 있는 재고 백신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1일,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3차 접종 일정을 앞당기고 대규모 접종센터를 재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백신 수급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구체적인 시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령자와 일반인의 3차 백신 접종 주기를 7~8개월에서 6개월로 앞당기면 3월말까지 접종 대상자는 7천 80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3월말까지의 3차 접종을 위해 백신 7천 500만회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목표 물량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300만 회분이 부족한 셈이 된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