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입원 환자 80% 이상이 경증환자…긴급사태선언 적용에 여론 ‘신중’

1월 28일 오전 도쿄(東京) 시부야(渋谷)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1월 28일 오전 도쿄(東京) 시부야(渋谷)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60%의 응답자가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처럼 취급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코로나19를 ‘결핵’과 같은 수준의 격리 조치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는 가운데, 31%의 응답자만이 이같은 분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일본의 ‘감염증법’은 증상의 정도와 감염력에 의거해 감염병을 ‘1류’부터 ‘5류’까지 5가지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현재 결핵 및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과 같은 ‘2류’에 위치해 있다.

만일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은 ‘5류’로 변경하면, 보건소가 감염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입원 권고 및 외출 자제를 요구할 필요가 없어진다. 보건소 및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기 위해 5류로 분류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은 일본 정부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의 의료 관계자들 가운데는 "오미크론 경증 환자의 방문이 급증해 정작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도쿄도(東京都)의 코로나19 환자용 병상 사용률은 30일을 기준으로 48.5%에 달했다. 도가 긴급사태선언 발령 요청 검토 기준으로 삼은 50%에 거의 도달한 수준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주류인 현 상황에서 중증자의 병상 사용률은 4.5%에 그치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모니터링 회의에서는 델타 변이가 주류였던 지난해 8월에는 입원 환자의 70%가 중증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입원 환자의 80% 이상이 경증이라는 데이터가 공유됐다.

반면 코로나19를 ‘5류’로 변경하게 되면 개인의 의료비 부담율이 높아지게 된다는 측면도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현 시점에서의 분류 변경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오미크론의 특성이 충분히 밝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급확산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닛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34개 지역에서 적용중인 긴급사태보다 한 단계 낮은 ‘만연방지 등 중점대책'에 대한 평가도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을 보인 것이 “타당하다”로 44%,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가 30%, “더 완화된 조치로 충분하다”가 18%였다. 세대를 불문하고 “타당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백신의 3차 접종에 대한 질문에는 “빨리 접종하고 싶다”가 53%였다. “부작용 등 상황을 봐 가며 접종하고 싶다”는 27%, “이미 3차 접종을 했다”는 5%로 3차 접종에 대해 적극적인 비율은 총 85%에 달했다. “접종하고 싶지 않다”는 12%에 머물렀다.

세대별로 보면 “빨리 접종하고 싶다”고 답한 18~39세의 비율이 29% 였으며, 40~50대에서는 49%, 60대 이상은 71%였다. “부작용 등 상황을 봐 가며 접종하고 싶다”는 18~39세가 53%, 40~50대가 28%, 60대 이상은 16% 였다. 연령이 낮을 수록 3차 접종에 신중한 경향이 나타났다.

31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자는 3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7%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1차 및 2차 백신을 ‘화이자’사 백신으로 접종한 비율이 높은 가운데, ‘모더나’사의 백신으로 3차를 접종하는 ‘교차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이 낮은 접종률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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