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 아파트 평균 면적 64.7 m², 10년 전에 비해 10% 축소…건설비 급등, 소형 주택 선호로 주택 축소 경향 이어질 전망

빼곡히 들어선 도쿄 도심 주택들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빼곡히 들어선 도쿄 도심 주택들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의 주택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비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신축 아파트들이 면적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수준은 유지하는 대신 면적을 좁게 설계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 집값 상승이다. 여파는 중고 주택에도 미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에 거주하는 40대 회사원은 10여년 전 약 8천만엔(약 7억 6천만원)에 80m² 크기의 신축 아파트를 구입했다. 시설면에서 불만을 느끼던 그는 인근 지역에 준공 예정인 다른 아파트로의 이사를 고려했다. 하지만 8천만엔으로 구매 가능한 집 크기는 65 m² 정도. “그렇게 작은 집에선 못 산다. 새 집 이사는 포기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택 면적 축소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눈에 띈다. 주택금융지원기구의 주택대출 ‘플랫35’ 이용자 조사에서는 2021년 신축 아파트 평균 면적은 64.7 m², 중고 아파트 평균 면적은 68.2 m²였다. 10년 전에 비해 신축은 10%, 중고는 5% 작아졌다.

일본 총무성의 ‘주택・토지통계조사’에 따르면 임대를 포함한 주택 면적도 1990년대까지는 확대 기조였으나 최신 조사인 2018년 조사에서는 2013년 조사에 비해 작아졌다.

집값 상승 원인은 건설 비용 급등이 가장 크다. 부동산경제연구소 마쓰다 다다시 주임연구원은 특히 아베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년 이후 건설 수요 확대 등으로 인해 자재비 및 인건비가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더욱 커졌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신축 아파트 수도권 평균 가격이 2021~22년 연속으로 버블기를 웃도는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면적을 축소시키지 않으면 평균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 뻔하다.

구매층의 변화도 이같은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 즉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의 증가다. 마쓰다 주임연구원은 “세대 구조의 변화로 인해 1인가구 및 무자녀 가구, 시니어층의 아파트 구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 일본 전체 가구의 20%에 못 미쳤던 1인 가구가 2020년에는 38%로 늘어난 반면,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가구는 42%에서 25%로 훌쩍 줄었다.

이들 가구는 주택 면적 부분에서 어느정도 타협해 교통면에서 편리한 지역에 살기 원하는 경향이 크다. 부동산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콤팩트형, 즉 30~50m² 미만의 비율이 2020~22년 연속으로 10%를 웃돌면서 사상최고 수준이다.

반면 넓은 주택을 선호하는 층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신축 뿐 아니라 중고 주택들도 면적이 큰 물건들은 매물로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넓은 주택에 거주하던 이들이 신축으로의 이사를 포기하면서 비교적 큰 면적의 중고 주택 매물이 귀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면적 축소 경향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신축 건설비 상승은 일손 부족과 같은 구조적 요인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의 주택 면적은 다른 국가에 비해 전반적으로 좁다. 특히 임대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다. 일본에서 임대 주택은 1인 가구 등을 상정한 소형 물건이 기본이라고 하는 관념이 크기 때문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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