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장난감 큰손…캡슐 장난감, 프라모델,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 등 인기

도쿄 시부야의 한 대형 가전제품 판매장 입구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캡슐 장난감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쿄 시부야의 한 대형 가전제품 판매장 입구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캡슐 장난감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 국내의 장난감 시장 규모가 1조엔을 돌파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장난감이 점점 더 잘 팔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흔히 장난감의 주된 소비층이라 하면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일본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스테디셀러 상품의 라인업을 어린 시절 이를 갖고 놀던 성인을 대상으로 확장하거나,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에 주목해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했다.

일본완구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01년 조사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2022년에 장난감 시장 규모가 1조엔을 넘어섰다. 조사대상에는 카드게임, 교육용 장난감, 모형, 미니카 등이 포함된 반면, TV게임은 판로가 달라 포함되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조사대상 품목에 속한 장난감을 희망소매가격으로 계산한 출하액이 2022년에 9,525억엔(약 8조 6,032억원)이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캡슐 장난감을 별도 조사해 얻은 610억엔(약 5,510억원)을 합산하면 총 1조엔(약 9조 322억원)이 넘는다.

실제 일본 도쿄에만 해도 인파가 모이는 장소에 캡슐 장난감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방일 외국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자판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도쿄역 지하의 캡슐 장난감 코너에서도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12살 미국인 소년은 수많은 캡슐 자판기 중 어떤 자판기를 선택할 지 한참을 고민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3년 전에 일본에 와서 경험한 뒤로 캡슐 자판기에 빠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부야의 한 대형 가전제품 판매장 입구에 마련된 캡슐 장난감 자판기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대만에서 친구와 함께 도쿄로 여행 온 20대 남성은 한 손에 500엔짜리 동전을 가득 쥐고 있었다. 그는 “캡슐 장난감을 사기 위해 사전에 동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곳곳에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곳들이 즐비하다. 도쿄 아키하바라, 도쿄 우에노 야마시로야 장난감 가게, 시즈오카 하비스퀘어 등은 일본을 찾은 외국인 매니아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고 있다.

덕후들의 성지라 불리는 아키하바라는 애니메이션, 피규어, 게임 등의 콘텐츠가 망라된 곳으로 일본 내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 세계의 덕후들이 모이는 만큼 피규어 등 장난감의 매출도 상당하다. 우에노의 야마시로야 장난감 가게는 일본 여행 후 가족 및 지인에게 선물할 만한 적당한 가격의 캐릭터 상품들이 많다.

이외에도 반다이, 타미야 등 일본 전국에 출하되는 프라모델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시즈오카시는 ‘모형의 세계수도 시즈오카’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장난감의 인기와 관련해 일본완구협회 후지이 다이스케 씨는 “방일 여행객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판매 현장에서는 관광객들로 인해 매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캐릭터 굿즈의 인기를 비롯해 캡슐 장난감 등이 여행 선물로서 수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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