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한 3년간 탈도쿄 기업 약 1만 3천개, 도쿄 전입보다 2배 많아…실적 저하로 임대료 싼 교외지역 이동 활발

도쿄 시부야의 야경. 코로나19가 유행한 3년간 도쿄를 떠난 기업이 약 1만 3천개로 도쿄 전입보다 2배 많았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쿄 시부야의 야경. 코로나19가 유행한 3년간 도쿄를 떠난 기업이 약 1만 3천개로 도쿄 전입보다 2배 많았다.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의 기업 본사들의 ‘탈도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의 기업들이 도쿄를 떠났다. 코로나19 이후의 사업 환경 변화와 함께 재택 근무가 정착된 곳들이 늘면서다.

일본민간조사기관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본사 기능을 이전한 기업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3년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약 400만개 기업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7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3년간 도쿄를 떠난 기업은 5천 985개사로, 같은 기간 도쿄로 전입한 6천 64개사를 밑돌았다. 반면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겹치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3월 사이에는 도쿄를 떠난 기업수가 1만 2천 822개로 도쿄 전입 수 9천 254개 보다 훨씬 많았다.

엔데믹으로 접어든 2023년 이후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대면 서비스와 같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부활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적 비즈니스 도시인 도쿄에서 전출 기업 수가 증가한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없었던 움직임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탈도쿄를 선택한 기업들은 어디로 전출하고 있는 걸까.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곳이 간토(関東) 지역으로 전체 7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긴키(近畿)지역, 추부(中部)지역이 뒤를 이었다.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별로 보면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의 순으로 모두 도쿄도와 인접한 현들이다.

산업별로는 전체 10개로 구분된 산업 가운데 ‘농・임・어・광업’ 분야를 제외한 ‘건설’, ‘제조’, ‘도매’, ‘소매’ 등 9개 분야에서 모두 전출이 많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6개 분야에서 도쿄 밖으로의 전출 기업 수가 많았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차이가 가장 큰 산업 분야는 정보통신업이었다. 코로나19 전에는 전입이 전출을 26.8% 웃돌았으나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전출이 전입보다 24.9%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 및 영세 기업을 중심으로 한 탈도쿄 움직임이 활발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도쿄로 전입한 기업 수가 전출보다 79개사 많았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도쿄를 떠난 기업이 3천 568개로 전입수를 크게 웃돌았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 대해 우선 기업들의 실적 저하로 인해 임대료 등 시설 유지 및 관리 비용인 ‘러닝 코스트’를 억제할 수 있는 교외 지역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시행됐던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전반적으로 고객과의 대면 서비스가 축소된 측면 등도 이유로 지적했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같은 ‘뉴노멀’이 자리 잡힌 곳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대면을 중시하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도쿄도내 곳곳에서 도심 재개발과 함께 고기능 오피스의 공급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이같은 흐름을 설명해 주고 있다.

향후 탈도쿄 현상이 가속화 할지, 엔데믹 속의 일시적 현상에 지나지 않을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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