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젊은층 중심으로 알콜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 확산…아사히 등 맥주업계 저알콜, 무알콜 음료 개발 박차

‘로우알코홀릭 카페 마르크’에서 판매중인 알콜 도수 0도 흑맥주  (이미지: ‘로우알코홀릭 카페 마르크’ 인스타그램)
‘로우알코홀릭 카페 마르크’에서 판매중인 알콜 도수 0도 흑맥주  (이미지: ‘로우알코홀릭 카페 마르크’ 인스타그램)

최근 일본에서 심심치 않게 듣는 단어가 있다.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trend)’, 즉 무알콜 맥주, 저알콜 음료 등을 마시며 의도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새로운 음주문화가 일본에서도 조금씩 침투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덕분에 가뜩이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맥주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도쿄 메구로에는 무알콜, 혹은 저알콜 음료를 메인으로 판매하는 카페가 있다. ‘로우알코홀릭 카페 마르크’에는 취하지 않고 기분 좋을 정도로만 알콜 음료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로 붐빈다.

카페를 경영하는 사쿠라이 스즈무 씨 자신도 ‘소버 큐리어스’를 실천하고 있다. “취해서 실수를 하거나 하는 바람에 후회한 일들이 많았다”고 회상하는 그는 3년 전부터 반주를 곁들여 식사하는 습관을 버렸다. 술을 줄인 후부터 몸상태가 가벼워지는 것을 실감했다.

이곳을 찾은 30대 여성은 “회식 참석을 즐기는 편이었다. 술을 마시는 것 보다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술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이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거나 크고 작은 트러블이 종종 발생해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던 기억이 많았다.

시부야의 또다른 술집 ‘스마도리바 시부야’ 역시 새롭게 문을 열었는데, 아사히가 지난해 6월부터 운영 중인 곳이다. 20~30대 젊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칵테일의 알콜 도수를 골라 주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알콜 도수는 0%, 0.5%, 3% 가운데 선택 가능하다.

사실 일본에서는 ‘소버 큐리어스’가 유행하기 전부터 음주량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에 있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1999년과 2019년의 후생노동성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비교한 결과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에 한 잔 이상 알콜을 섭취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의 비율(음주습관율)은 남성의 경우 전세대에서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는 약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 여성은 40~60대에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20대는 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처럼 알콜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알콜 음료 업계에서는 무알콜 및 저알콜 음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사히가 2021년 3월에 출시한 0.5도 저알콜 맥주 ‘비어리(BEERY)’
아사히가 2021년 3월에 출시한 0.5도 저알콜 맥주 ‘비어리(BEERY)’

실제 마트 등의 알콜 음료 코너에는 과거에 비해 알콜 도수가 낮은 음료가 크게 다양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것이 아사히가 2021년 3월에 출시한 0.5도 저알콜 맥주 ‘비어리(BEERY)’다.

저알콜 상품 강화에 나선 아사히는 도수 1% 미만을 ‘미(微) 알콜’로 정의하고 신상품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알콜 도수 3.5% 이하의 상품 구성비를 2019년의 3배인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사히 뿐 아니라 산토리, 기린, 삿포로의 4개사들은 공통적으로 ‘술문화의 다양성’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사히의 경우 술을 마시는 사람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음주 문화인 ‘스마트 드링크’가 자리잡도록 하는 데 선두로 나서겠다는 야심을 내세우고 있다. 

산토리 역시 “지금까지의 맥주에 대한 상식을 전부 깨고 제로부터 생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토리는 ‘획일적인 맥주 시장으로부터의 탈각’을 테마로 ‘이노베이션부’를 2021년에 신설하기도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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