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가장 심한 업종은 금융 및 보험업, 여성관리직 비율 낮은 것이 원인…한국, 성별 임금격차 약 36%로 일본 보다 높아

사무실이 밀집된 일본 도쿄의 번화가에 신입사원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정장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무실이 밀집된 일본 도쿄의 번화가에 신입사원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정장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기업의 남녀 임금 격차가 평균 30%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기업의 임금 격차 공개 의무화 1년을 맞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공표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다. 가장 격차가 심한 업종은 금융 및 보험업이었는데, 이들 업종에서는 여성 관리직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는 남성의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여성의 평균 임금 비율을 계산한 값이다. 이달 10일까지 후생노동성 데이터베이스에 임금 격차를 공개한 기업 약 7천 100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여성활약추진법’을 개정해 상용 근로자수 301명 이상 기업의 임금 격차 공개를 의무화했다.

조사 결과 전체 노동자의 남녀 임금 격차는 30.4%로 집계됐다.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 노동자는 25.2%, 비정규직 노동자는 22.3%였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이 39.9%로 임금 격차가 가장 컸다. 도소매업도 35.9%로 성별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일반직’ 및 ‘지역한정직’, 비정규직 여성의 비율이 높은 업종이다.

반면 의료・복지는 22.2%, 정보・통신은 23.2%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업무 차이가 크지 않은 업종에서는 임금 격차가 비교적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생노동성은 기업에게 남녀 임금 차이의 배경에 대해 설명할 것도 장려하고 있는데, 2~30%의 기업이 이에 응했다. 요인으로는 “여성 관리직 비율의 낮음”을 꼽은 기업들이 많았다. 2020년 일본의 여성 관리직 비율은 13%로 30~40%대인 여타 선진국에 비해 그 차이가 현저하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들어 여성 관리직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세이도(資生堂)는 2030년까지 모든 직책의 남녀 비율을 50대 50으로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성이 적은 생산기술영역에서도 관리직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종합상사인 소지츠(双日)는 과장직 여성 비율을 2022년 12%에서 2030년에는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성 사원의 커리어 확장을 위해 올해부터 여성종합직 직원의 해외 및 국내 파견 경험 비율을 50%로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미쓰이(三井)부동산은 한자릿수에 불과한 관리직 여성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데이터에 따르면 국가별 남녀 임금 격차에서 일본은 22%로 주요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다.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성별에 따른 분업 의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국가 중 하나다. 남성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여성은 보조적 업무를 맡는 것이 당연시 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비정규직 비율도 남성은 20%인데 비해 여성은 50%에 달한다. 업무 내용의 격차가 임금 격차로 직결되는 구조를 끊어내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한편 한국은 이러한 일본 보다 성별 임금 격차가 큰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임금 기준 성별 격차는 약 35.7%로 일본 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 OECD의 성별 간 임금 격차 순위에서 26년째 1위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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