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닛케이지수 32년만에 최고치, 각종 경기 지표 상승, 글로벌 기업 일본 유치…2022회계연도 실질임금은 8년만에 최대 하락폭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하라주쿠 다케시타거리 입구 모습. 방일 여행객으로 연일 발디딜 틈이 없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하라주쿠 다케시타거리 입구 모습. 방일 여행객으로 연일 발디딜 틈이 없다.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 경기가 되살아나는 중이다.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일본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일본을 향해 몰려들고 있다. 최근 끝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글로벌 기업 유치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반면 일본의 임금 생활자들이 경기 회복을 실감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닛케이지수)가 3만 1086.82로 약 3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버블 경제 시기였던 1990년 7월 26일 이후의 일이다. 닛케이지수는 최근 한달 간 8.7% 올라 아시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9% 가량 상승했다.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 보다 더딘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들이 중국 대신 일본이나 인도 등 다른 나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도 중요한 요인이다. 기업 이익도 비교적 좋은 데다 미중 갈등 속에서 상대적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버핏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보유한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가가 모두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버핏 회장은 지난 달 일본의 종합상사 주식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는 점도 일본 경기 회복의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온라인은행인 지분은행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월에 56.3으로 0.9 상승했는데, 이는 방일 여행객의 영향이 크다.

제조업 PMI도 50.8로 1.3 올랐다.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증가했다. 일본내각부는 지난 17일, 올해 1분기(1~3월) GDP가 전 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1.2%로, 2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9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는 일본 정부가 외교면 뿐 아니라 경제면에서도 존재감을 알리는 장이 됐다는 평가도 얻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속속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반도체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2021년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주력한 이후 관련 기업들이 발표한 일본 투자액이 총 2조엔(약 18조 9530억원)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대만과 미국,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기가 차곡차곡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 온 반면 일본의 임금 생활자들은 이같은 경기 회복에 별다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 일본의 2022년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의 실질임금은 8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명목임금은 31년만에 가장 큰 1.9% 증가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실질임금은 1.8% 떨어졌다. 2014년 회계연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에 해당한다.

일본의 임금 수준은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2021년도 평균 임금은 약 3만 9700달러로 G7 가운데 가장 낮다.

그러나 2023년도 후반에는 실질임금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명목임금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전년도 대비 플러스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임금 생활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제조업 노동조합으로 이뤄진 JAM에 따르면 당장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많은 수의 중소기업에서는 임금 상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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