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8천원 하던 샤인머스켓이 3천 5백원까지 폭락…무더위 말고도 오염수 방류로 인한 대홍콩 수출 감소가 원인

도쿄 메구로구의 한 과일가게에서 야마나시현산 샤인머스켓이 ‘특별가격’인 500엔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돈 약 4천 5백원에 해당한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쿄 메구로구의 한 과일가게에서 야마나시현산 샤인머스켓이 ‘특별가격’인 500엔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돈 약 4천 5백원에 해당한다.  (사진=최지희 기자)

프리미엄 과일의 대명사로 불리며 명절 선물로도 인기를 모았던 샤인머스켓이 일본에서 한 송이에 3천 5백원까지 폭락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제철을 맞은 샤인머스켓 가격이 이처럼 하락하게 된 배경을 알아봤더니, 무더위 이외에도 의외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에메랄드 그린의 영롱한 빛깔에 높은 당도와 달콤한 향을 뽐내며 인기를 얻고 있는 샤인머스켓이 도쿄 도내에서 이례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민영방송사 TV아사히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은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마트에서 한 송이에 1,500엔에서 2,000엔(한화 약 1만 4천원에서 1만 8천원) 정도에 판매됐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마트에서 780엔에서 980엔(7천원에서 8천 8백원) 사이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심지어 14일 기준으로 398엔, 한화로 3천 5백원에 판매되는 곳까지 발견됐다.

실제 기자가 도쿄 메구로구의 주택가에 위치한 과일가게를 방문하자 한송이에 500엔(4천 5백원)까지 내려간 샤인머스켓을 찾아볼 수 있었다. 보랏빛의 거봉포도가 650엔(5천 9백원)으로 샤인머스켓 오히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게를 지나던 사람들 중 가격에 놀라며 발길을 멈추는 이들도 많았다. 한 여성은 “보통은 비싸서 구매를 꺼렸는데 쌀 때 많이 먹어 둬야겠다”며 장바구니에 담아갔다.

수퍼마켓 ‘이즈미’를 운영 중인 사장은 TV아사히에 “올해는 예년보다 20~30% 정도 가격이 싸졌다.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샤인머스켓은 저렴하니 많이들 사 드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 재배지인 사이타마현 지치부시의 농원을 찾자, 굵고 탐스러운 알을 자랑하는 4천 송이의 샤인머스켓이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농장 측은 올해는 샤인머스켓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6월 초순부터 연일 무더위가 이어져 성장속도가 빨라진 탓에 이른 시기에 대량 출하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샤인머스켓 가격 폭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었다.

샤인머스켓을 해외로 수출하는 업자들에 따르면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방류한 이후, 홍콩으로 수출되는 샤인머스켓이 이전보다 20~30% 감소했다. 따라서 일본 국내로의 유통량이 예년보다 대폭 늘어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금지했다. 일본이 올해 7월 중국에 수출한 농산물과 임산물, 수산물 총액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0.8% 줄어든 225억엔(2천 28억원)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일본이 7월 홍콩에 수출한 수산물 총액도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1.0% 감소했다. 농림수산물 수출액은 2.9% 줄었다.

이처럼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산물 수출액이 크게 줄면서 일본의 7월 전체 농림수산물 수출액은 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 정부가 2025년까지 연간 농림수산물 수출액을 2조엔(19조 292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중국 및 홍콩의 규제 강화로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샤인머스캣 가격의 폭락과도 연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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