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의사회 “야외에선 불필요” 권고에도 기시다 총리, “마스크 착용 매우 중요” 신중 자세 유지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1일 낮, 부모는 물론 아동들도 모두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1일 낮, 부모는 물론 아동들도 모두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한국과 달리 일본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법적으로 실내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없다. 권고만으로도 묵묵히 따르는 온순한(?) 일본의 국민성이 드러난다. 

그런 일본에서 최근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에 관한 논의들이 슬슬 들려오고 있다. 수도 도쿄의 경우 11일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 고령자의 비율은 88.1%에 달한다. 일본 언론들은 “이제는 고령자도 스스로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상황을 지적하고 나섰다.

지지통신은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중인 가운데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대응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에는 한국에 대해 비판적 경향이 강한 산케이신문이 ‘마스크 생활 3년차 돌입, 언제까지 계속? 해외에선 완화 움직임’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사례를 들어 보도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처럼 탈 마스크에 신중했던 한국에서도 재검토 움직임이 나왔다”면서 “이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감염의 기본 예방책”으로서 중시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등 당장의 정책 변화에는 부정적인 자세다. 12일 참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한 기시다 총리는 “지금 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완화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마스크 착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지통신은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지난 달 29일부터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이탈리아, 영국 등 5개국 순방길에 올라 각국 정상들과 마스크를 벗고 회담을 나누었다며 인터넷 등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마스크 불요론(不要論)’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다름아닌 도쿄도의사회의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회장이다. 10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리스크가 그다지 없다”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의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은 열사병 대책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벗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이미 지난해 6월 지침을 통해 마스크 착용 방침은 완화된 상태”라는 입장이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에 따라 “사람들 간의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다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고 2미터 이상 간격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도쿄에 거주하는 40대 회사원 남성은 “정부가 분명하게 ‘야외에서는 필요 없다'”고 강한 메시지를 내지 않는 이상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여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정 간격 하에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마쓰노 장관의 발표가 있었음에도 13일 낮, 도쿄 시부야 번화가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한편 13일 오후 12시 반 현재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야후 재팬의 네티즌 설문 조사 결과 약 3만 6천명의 투표수 가운데 65.3%가 “쓰고 싶지 않다”, 25%가 “쓰고 싶다”고 답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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