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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일본계급사회②] 일본사회 심장 노리는 '언더클래스'
[新일본계급사회②] 일본사회 심장 노리는 '언더클래스'
日비정규직 2036만···전체 임금근로자 5460만명의 37.3%
비정규직노동자 등 新빈곤층의 생활보호비용 천문학적 증가
  • 이준 기자
  • 승인 2018.05.06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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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더클래스(하층민)는 과거 프롤레타리아, 즉 노동자 계급을 칭하는 것이었다. 자영업자 등 舊중간계급을 제외하면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계급은 경영자 등의 자본가계급, 전문직이나 관리직 등 新중간계급 그리고 노동자계급으로 나뉘어 최하층에 자리하는 것은 노동자였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장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정규직노농자의 절반에 불과한 소득과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던 비정규직노동자는 퇴직금이나 연금 등 사회적 안전망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새로운 하층계급, 즉 언더클래스의 탄생이다.

격차사회연구가 와세다대학 하시모토 겐지교수는 이렇듯, 소득격차 확대로 인해 정규직노동자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비정규직노동자를 일본사회의 새로운 언더클래스로 칭하고, 소득을 바탕으로 새롭게 형성된 현대 일본사회의 모습을 '新일본계급사회'로 정의하고 있다.

전 회에 언급한대로 하시모토교수는 현재의 일본사회를 자본가계급, 신(新)중간계급, 정규직노동자, 구(舊)중간계급, 그리고 언더클래스의 5계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최하층 계급인 언더클래스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전업주부를 제외한 비정규직노동자를 지칭한다. 

하시모토 켄지著 '新·일본계급사회'의 게재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성
하시모토 켄지著 '新·일본계급사회'의 계급분류를 바탕으로 작성

하시모토교수의 분류한 바에 따르면 자본가계급은 종업원 30인 이상 기업의 경영자나 임원, 그리고 종업원 5인 이상의 영세기업 경영자를 포함한 254만 명으로 취업인구의 4.1%를 차지했다. 평균연소득은 604만 엔이었다. 다만 이는 영세기업 경영자의 연수입을 포함한 평균치로 이를 제외할 경우, 861만 엔으로 치솟았다. 평균자산총액은 4863만 엔, 이 중 금융자산은 2312만 엔이었다.

다음으로 신중간계급은 고학력의 상급 관리직이나 전문직으로 그 수는 1285만 명, 취업인구 비중은 20.6% 였다. 평균연소득은 499만 엔, 평균자산은 2353만 엔으로 평균자산의 대부분이 거주용 부동산이라는 특징을 보였다. 소유 주택이 없는 사람의 평균자산은 935만 엔이었다.

정규직노동자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은 일반적인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로 2192만 명. 취업인구의 35.1%를 차지해 5계급 중 가장 비중이 높았다. 평균연소득은 370만 엔, 평균자산은 1428만 엔이었다. 자산의 대부분이 거주용 부동산인 것은 신중간계급과 같아 자택이 없는 사람의 자산은 406만 엔에 불과했다.

구중간계급은 자영업자와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806만 명, 취업인구 비중은 12.9%였다. 평균연소득은 303만 엔이었지만, 가족이 종업원인 경우가 많아 가구별 연소득은 587만엔이었다. 평균자산총액은 2917만 엔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비참한 소득수준을 보인 언더클래스는 929만 명으로 취업인구의 14.9%를 차지했으며, 평균연소득은 불과 186만 엔으로 극단적으로 낮았다. 가구별 연소득은 343만 엔이었지만, 이는 동거가족이 있는 일부 중간소득 가구에 의해 평균치가 높아진 것에 불과한 것으로 63.8%는 350만 엔 미만, 게다가 24.1%는 가구당 연소득으로 따져도 200만 엔 미만이었다. 

하시모토교수는 지난 2015년 일본 전국의 1만 6000명, 2016년에 수도권에 거주하는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주류인 자본가계급, 신중간계급, 정규직노동자의 3계급 간에도 여전히 뚜렷한 격차나 차이가 존재했지만, 이들 계급과 언더클래스간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질적인 요소가 많다고 주장했다. 소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안정된 생활을 꾸릴 수 있고, 별다른 불만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으며 생활할 수 있는 사람과, 이 정도의 삶조차 사치로 여기는 사람들 간에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이질감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언더클래스가 현재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은 품은 채 격차해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반면, 주류인 3계급은 격차나 빈곤을 용인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언더클래스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인 파트타임 주부나 대자본과의 경쟁에 시달리는 구중간계급 등은 격차해소 문제에 대해 언더클래스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소득재분배 등 격차축소와 빈곤해소를 위한 정책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일본계급사회 아래에서 새로운 정치적 세력이 싹트고 있음을 밝히고, 격차축소를 지향점 삼아 양극화로 치닫는 일본사회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경제의 거품이 붕괴된 이후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간다. 버블 붕괴와 함께 혹독한 고용한파가 몰아쳤는데 1991년 1.34배였던 유효구인배율이 1999년에 이르러서 0.49배까지 추락한 것을 보면 취업난이 얼마나 극심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언더클래스를 형성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대부분은 이 '취업빙하기'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젊은이들로 머지않아 연금수급대상 연령인 65세를 맞이하게 된다.

일본의 종합연구개발기구(NIRA)에 따르면 취업빙하기의 도래로 2002년까지 순증한 비정규직노동자와 실업자, 191만 7000명 중 77만 4000명이 65세가 되는 시점부터 생애에 걸친 생활보호비용은 17조~19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7년 비정규직 현황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 5460만명 가운데 37.3%에 달하는 2036만 명이다. 갈수록 고착화되는 신일본계급사회, 언더클래스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하루빨리 시행되지 않는다면 일본사회가 입을 괴멸적 타격은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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