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20대 男보다 술 많이 마시는 일본의 40대 女
20대 男보다 술 많이 마시는 일본의 40대 女
20대 남성음주율 30년새 36.2%에서 10.9%로 뚝
40대 여성음주량 9.9%에서 15.6%로 크게 늘어나
빨대 꽂아 마시는 사케 등 여성취향 저격 술 급증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9.13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해마다 축소되어 가는 술 소비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며 일상적으로 술을 즐기는 40세 이상 여성의 비율이 일본에서 늘고 있다. 이른바 40대 여성 ‘주당’들이 20대 남성보다 1.5배 많이 술을 마신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40대 여성이 주 3회 이상 소주 반 병(180ml) 분의 알콜을 섭취하는 비율은 최근 20년간 5.7% 증가한 15.6%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수치는 20대 남성의 음주율인 10.9%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처럼 일본 남성 전체의 음주율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술을 즐기는 여성은 증가하는 사회 현상에 대해 구가 나오코(久我尚子) 닛세이 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종합뉴스사이트 이자(iza)에 “남성들은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늘면서 음주량이 줄었지만 여성의 경우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술을 마시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관련업체들이 여성들의 취향을 겨냥한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술 종류도 많아졌다. 여성이 들어가기 쉬운 바 등 음식점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술 만들기 프로젝트’로 발매된 여성 취향을 저격한 상품들 (출처: 기쿠스이 주조 홈페이지)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술 만들기 프로젝트’로 발매된 여성 취향을 저격한 상품들 (출처: 기쿠스이 주조 홈페이지)

일본에서 알콜 소비량이 최고점을 찍은 시기는 1996년으로, 기업 중간관리직의 대부분을 ‘단카이(2차 세계대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라 불리는 세대가 차지하면서 1970년 초반 출생자들이 대학을 나와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할 무렵이다. 버블 경제가 붕괴된 직후였지만 선배와 상사들의 손에 이끌려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던 이른바 ‘노미니케이션(술자리를 통해 사람들을 사귀는 전략)’ 문화가 여전히 짙게 남아있던 시기다.

20년이 흐른 2016년의 일본 전체 주류 소비량은 966만 킬로리터에서 841만 킬로리터로 13% 감소했다. ‘특정건강진사’라 불리는 건강검진이 시작되면서 “건강 지향 의식이 높아져 알콜 섭취를 꺼리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술 마시는 기회도 줄어들었기 때문(구가 나오코 연구원)”이라는 분석이다. 남성의 음주량은 1996년 52.5%에서 33%로 줄었으며, 이 가운데 40대 남성은 63.3%에서 37.9%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대 남성 역시 36.2%에서 10.9%로 줄었다.

이처럼 20년 간 남성의 음주율이 줄어든 반면 일본 여성 전체의 음주율은 1% 상승한 8.6%로 약간 상승했다. 눈에 띄는 것은 40대 여성의 음주율이 9.9%에서 15.6%로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50대 여성의 경우 8.4%에서 12.4%로, 60대 여성은 5.3%에서 9.9%, 70대에서도 1.9%에서 2.1%로 늘어 40대 이상에서는 모든 여성 연령층이 상승 추세를 보였다.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고수(팍치)’를 재료로 한 술도 등장했다 (출처: 기쿠스이 주조 홈페이지)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고수(팍치)’를 재료로 한 술도 등장했다 (출처: 기쿠스이 주조 홈페이지)

이처럼 술 마시는 여성이 계속해서 늘자 알콜 시장도 남성에만 타겟을 국한했던 전략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자(iza)에 따르면 고치(高知)현 소재의 기쿠스이(菊水) 주조는 여성 사원을 중심으로 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술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여성들이 즐기는 상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100종류 이상의 ‘여성을 겨냥한 술’을 개발했다. 포도나 복숭아 같은 과실 풍미를 살린 요쿠르트주, 콜라겐이 첨가된 매실주, 전자렌지에 데워 마시는 초코렛 풍미의 술 등이 시중에 발매됐다.

교토(京都)시 기자쿠라(黄桜) 주조는 작년 9월 종이컵 용기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타입의 준마이 사케(180ml)를 내놨다. 홍보담당자는 “여성에게는 그동안 유리컵에 마시는 술에 저항감이 있었다. 때문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디자인의 종이 용기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커피 체인점의 테이크 아웃용 종이컵과 비슷한 모양의 패키지 덕분에 집에 가져가 컴퓨터 작업 등을 하면서 혼술을 즐기거나 나들이 및 스포츠 경기 관전에도 손쉽게 휴대하며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주조조합중앙회가 작년 발표한 ‘일본인의 음주동향조사’에서도 술을 ‘마신다’고 답한 여성이 약 30년간 20% 증가해 72.9%가 음주를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음주량은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술을 즐기는 여성’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