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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제발 그것만이라도 지켜주세요"
"최저임금, 제발 그것만이라도 지켜주세요"
최저임금 미만율 13.6%···"업종별 차등화 등 방안 모색해야"
  • 이준 기자
  • 승인 2017.01.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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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자료출처=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자료 ⓒ프레스맨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6천47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3% 인상됐다.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노동계는 "현행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계는“현재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 아니고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현 최저임금은 매우 과도한 수준”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문제는 노동계와 사용자계간에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이에 그나마 최저임금 조차 받지 못하며 일하는 근로자들이 해마다 늘어만 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계층 일소, 임금격차 해소, 분배구조 개선’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근로감독 행정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최저임금제도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 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에 노력해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헌법 제32조 1항을 근거로 1986년 처음 제정돼 1988년부터 시행됐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88년 462.5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8년이 지난 2016년 6,030원까지 13배 올라 연평균 9.6%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최저임금 증가율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그나마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근로자들의 비율 즉, 최저임금 미만율도 이에 비례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은 전체임금 근로자의 13%를 넘어섰다. 일본의 경우 최저임금 미만율이 가장 높았던 2012년 2.1%와 2014년 2.0%를 제외하고 1%대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8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최저임금(6030원)미만율은 전체 근로자(약 1962만6000명)의 13.6%로 266만3000명에 달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는 3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도별 법정 최저임금 미만율을 보면 2002년 4.9%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9년 12.8%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2012년에는 9.6%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4년만에 13%대로 올라섰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가장 높았고 음식숙박업·부동산임대업·협회및단체·예술여가업·사업지원업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1~4명의 영세업체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수가 많아질수록 최저임금 미만율은 낮아졌다.

최저임금 미만율이 이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어려운 영세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만이 저임금계층과 임금격차확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한국의 산업구조상,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은 지급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나 영세사업자의 경영위기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또다른 이유로는 최저임금 미지급 업체에 대한 정부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단속과 솜방망이 처벌을 들 수 있다.

2009년 1만5625건에 달하던 최저임금법 위반건수는 불과 6년만에 1502건으로 줄어들었으나 같은 기간 최저임금 미만율은 12.8%에서 13.3%로 오히려 늘어났다. 최저임금 미만율이 개선되지 않은 채, 최저임금법 위반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최저임금에 대한 적발·단속 체제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15년 최저임금법 위반 1502건 중, 사법처리와 과태료 처분건수는 22건(1.5%)에 그쳤다. 2007년(9건·0.2%), 2008년(8건·0.07%), 2009년(7건·0.04%), 2010년(13건·0.1%), 2011년(11건·0.07%), 2012년(12건·0.1%), 2013년(18건·0.3%), 2014년(18건·1.1%) 등 최근 10년간 단 한 차례도 처벌 비율이 2%를 넘은 적이 없었다.

이처럼 최저임금법을 위반해도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최저임금법을 관리감독하는 근로감독관이 대부분 '시정조치' 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시정조치는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하는 조치를 뜻하는데, 사용자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기만 하면 근로감독관은 추가로 별다른 제재 조치를 내리지 않는다.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기준은 "운 나쁘게 적발되더라도 그때가서 대응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을 기업에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 미만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근로감독 및 처벌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중앙은행으로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한국은행조차도 최저임금 미만율의 증가 이유로 정부의 단속과 처벌 강도가 약한 점을 들었다.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가운데 법규 위반 적발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최저임금 준수 유인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최저임금법의 광범위한 예외 조항, 경영애로를 감안한 유연한 근로감독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근로감독 강화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여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최저임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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