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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강성부 펀드와 조선내화의 민낯
[데스크칼럼] 강성부 펀드와 조선내화의 민낯
  • 이준 기자
  • 승인 2019.03.20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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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항을 마친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항을 마친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종 행동주의펀드를 주창하며 지난해 8월 설립한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이 펀드의 핵심투자자 (주)조선내화의 민낯에 대해 말들이 많다. 

대우·동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거쳐 LK투자파트너스 대표로서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든 강성부 대표는 지난해 8월 조선내화를 비롯한 큰손 투자자를 규합해 ‘그레이스 홀딩스’라는 펀드 이름으로 한진그룹 계열 한진칼 10.81%, (주)한진 8.03% 지분을 사들였다.

깨끗한 지배구조를 표방하고, 왜곡된 오너경영으로 인한 비효율 기업을 자신이 바꿔보겠다는 말로 금융계·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한진그룹에게 지배구조위원회를 비롯하여 임원추천위·보상위원회 설치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쏟아내며 전면전을 벌이는 등 기세가 등등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KCGI의 언행을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2015년6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삼성그룹의 대결이 세간의 관심을 끌자 강성부 대표는 한 경제지 좌담회에 출연하여 “엘리엇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삼성물산이 저평가된 상태에서 오너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 위주로 합병을 진행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려는 속셈이다!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과정에서 허점을 노렸다는 점에서 외국계 펀드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불과 3년 뒤 정작 강 대표 본인이 엘리엇 헤지펀드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지배구조 개선 등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금융전문가들이나 재계에서는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부족한 KCGI가 한때 파산했던 일본항공(JAL) 실패 사례를 13분기 흑자를 계속 내고 있는 대한항공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 공격하는 것에 냉소적이다.   

항공업에 관련된 제대로 된 구체적인 분석이나 미래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채 지배구조 개선, 투명경영 등을 내세운 이면에는 매수가격 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큰 시세차익을 얻으려고 하는 헤지펀드와 KCGI는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론이다. 조양호 회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한진그룹 노조원들 조차  “우리 그룹은 일본 JAL처럼 심각한 경영위기가 전혀 없는데도 왜 구조조정 운운하면서 자꾸 직원들에게 겁을 주느냐!”고 대놓고 반박했을 정도로 불만을 사기도 했다. 

KCGI 펀드의 핵심 투자자(LP)로 참여하고 있는 (주)조선내화의 경우는 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강성부 대표는 한진칼이 C등급이라는 낮은 지배구조 등급 점수를 받은 것도 투명경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신들의 핵심 파트너인 조선내화는 상장사 중에 최하위 D등급을 받았다. 똥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옛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오너경영 폐단을 집요하게 강조하지만, 조선내화는 한술 더 떠 이훈동 창업자로부터 아들(이화일 명예회장), 손자(이인옥 현 회장), 증손자 등 4대에 걸친 오너 가족들 28명이 주주 명부에 올라 있다.  사외이사도 회사측과 친분이 있는 학계 인사 딱 한 명이 있다. 

KCGI가 한진그룹 비수익 자산 매각을 요구하는 것도 조선내화 역시 다를 바 없다. 벽돌회사가 계열사 중에 골프장, 언론사, 자동차 기계부품사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회사들을 여러 개 거느리고 있다. 그런 회사가 KCGI의 핵심 투자자로 참여해 한진을 향해 투명 경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앞뒤가 맞는 논리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강성부 대표는 한진칼 사내·사외이사 추천을 하기에 앞서 사업파트너인 조선내화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먼저 신경을 쓰는 ‘수신제가’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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