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여성 평균연봉 200만엔에 불과···연봉 중앙치 27세 이후 급락

일본 메이지대학의 졸업식 사진 <사진출처=일본 메이지대학 홈페이지>

설 연휴가 끝난 한국은 곧 졸업 시즌이다. 그런데 같은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해도 남녀임금차이가 상상도 못할 만큼 크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19일 닛케이 신문은 일본의 대졸자 여성의 연봉이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의 대학진학율은 남성 56%, 여성 49%다. 2000년과 비교하면 남성이 8포인트, 여성이 17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임금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실정이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나가세 노부코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대졸자 남성의 연봉은 30대 중반에 평균 500만엔 가량이며, 50세 전반에 800만엔에 달한다. 남성 하위 20%는 30대 전반에 300만엔을 넘고, 40대에는 대부분 450만엔까지 상승해 있다. 남성평균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이지만, 여성의 평균과 비교하면 2배나 높은 편이다.

자료출처=총무성 ' 2015년-2017년 노동력 조사' /그래픽=김승종기자

대졸 여성의 경우 임금이 피크에 달하는 시기는 26-27세로 평균 260만엔 가량이다. 그후로는 임금이 점점 떨어진다. 30대 여성의 연봉의 중앙치는 150만엔까지 감소되며, 40대가 되어도 연봉이 200만엔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재 40-50대 여성의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상위 30%만이 300만엔 이상이 연봉을 확보할 따름이다. 이유인즉, 결혼, 임신, 출산 등으로 한 번 회사를 떠난 여성이 더이상 정규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비정규직 사무직, 또는 아르바이트 등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여성에게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한편 미국경우에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적다. 그러나, 미국의 대졸 여성의 연봉의 중앙치는 30세 이후 약 550만엔이다. 남성과 여성의 연봉의 차이는 40대가 되면 약 1.6배가 된다. 영국의 경우엔 여성 연봉의 중앙치가 약 300만엔이다. 영국의 경우 남성이 여성의 두 배가량 연봉이 높다고 한다.

일본의 문제는 대졸 여성 연봉의 중앙치가 27세 이후 급락하는 점이며,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단 30%만 300만엔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졸 여성의 연봉 중앙치가 겨우 200만엔이란 사실은 일본이 과연 선진국인지 의심스럽게 한다. 남녀의 연봉차는 2배에서 크게는 4배까지다.

일본식 고용은 남성이 장시간 밖에서 일하고 여성이 가사 육아를 담당하며, 아이가 성장하면 여성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계를 돕는 형태로 오랜기간 자리해왔다. 기업은 고용안정을 빌미로 남성에게 장시간 근무와 전근을 요구하는 한편, 제도적으로는 이런 가정의 아내와 자식의 사회보험료를 면제하는 등의 형식으로 이런 형태가 오래되도록 뒷받침 해왔다. 그러나, 대졸자 여성들을 계속 집 안에 붙들어둔 후, 아르바이트로만 살아가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나가세 교수는 닛케이 신문을 통해 “여성이 직장을 잃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구 감소, 고령자 증가 등 여성의 인적 자원을 더 활용하고, 더불어 연령에 관계없이 재능을 살릴 수 있은 고용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작년에 한 70대 여성이 남편을 셋이나 살해해 사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치매에 걸려 범행을 자백했는데, 돈이 많은 사람을 골라 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지만, 일본의 여성들은 그가 왜 돈 많은 이와 결혼해야 했는지를 뻔히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만으로는 결코 생활할 수 없다. 겨우 27살의 연봉이 피크인 사회, 평생을 연봉 150-200만엔을 받고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여성들은 생활고를 결혼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하다. 일본의 실업율이 아무리 개선되어도 나이가 들고 아이가 있는 여성에게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결혼을 택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길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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