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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세계로 뛰어든 온라인 황제 '아마존'
현실세계로 뛰어든 온라인 황제 '아마존'
'O2O(Online to Offline)'넘어 'O4O(Online for Offline)'으로
  • 백성진 기자
  • 승인 2018.01.0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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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서적과 식자재 이어 주류 판매까지 IT기술 접목해 브랜드 경험 구현

2016년 8월 아마존닷컴은 유기농 식료품 체인 Whole Foods Market(WFM)을 137억달러에 인수했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 식료품은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카테고리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주문과 배송에 의존하는 전자상거래와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소 의아해 보이는 WFM 인수에서 아마존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은 1995년 닷컴 열풍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서점'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이후 전자책 'Kindle'을 발매하며 오프라인의 전유물이었던 '도서(책)'를 온라인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후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한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도서에 국한하지 않고 '최저가'라는 키워드를 기치로 거의 모든 상품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디지털 유통기업으로 성장해 나갔다.

1997년 상장됐던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당시 유통업계 절대강자 월마트 시가총액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장 18년만인 2015년에는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제쳤고, 이후 불과 2년만인 2017년 말 기준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5635억달러(601조)로 월마트의 2925억달러(312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아마존은 이미 페이스북을 제치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 4위에 랭크돼 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올해 1조달러(약 109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아마존이기에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으로 다가오지만, 아마존은 전 세계 소매유통업계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다. PwC(영국계 컨설팅업체)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종합 소매업 보고서(TOTAL RETAIL 2017)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선진 5개국에서 사용 비율이 90%가 넘으며 세계 20대 선진국 유통 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한다. 

감히 아마존을 빼놓고 유통업계의 흐름을 논할 수 없는 이유다. 아마존은 2016년 'WFM' 인수에 앞서 이미 10년 전에 신선식품 배달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이처럼 아마존은 신선식품이라는 전자상거래와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일련의 서비스를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는데, 이들 시도에서 전자책 'Kindle'을 통해 오프라인의 전유물이었던 서적을 온라인의 영역을 끌어들였던 아마존의 경험치가 묻어난다.

인터넷 등장 초기에는 '온라인 주문만으로 일주일버티기' 라는 TV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만 허락한다면 평생을 외출하지 않아도 입고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세상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불과 10년전 만 해도 집안을 벗어나면 인터넷과의 접속이 끊기던 세상에서 이제는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이 흐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오프라인 공간에 존재하는 이상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은 모두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 종업원과 만나 인간적으로 교류하는 일 역시 온라인으로는 불가능하다. 온라인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경험이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 발상에서 탄생한 것이 'O2O(Online to Offline)'다. 말 그대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온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사업영역에 경계를 두지 않는 아마존은 10년 전인 2007년에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아마존프레시'를 런칭했다. 'O2O' 시장의 탄생을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혁신을 추구한다' 한다는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베조스의 경영철학이 충실히 실천되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로의 전환은 어렵지만 규모가 큰 식료품 시장에 주목했다. 이 서비스의 의도는 좋았지만 확산 속도는 더뎠다. 이에 아마존은 지난해 4월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15분 이내에 상품을 받을수 있는 '아마존 프레시 픽업(Amazon Fresh Pickup)'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배송, 물류 기반뿐 아니라, 오프라인 거점이 필수적인데, 아마존은 앞서 인수한 'WFM'의 400여개 매장을 통해 식료품 유통의 'O2O'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WFM'인수는 아마존이 IT기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한 'O2O'서비스의 확장을 시사한다. 아마존은 마찬가지 방법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진출을 위해 다양한 산업의 파트너십을 물색할 가능성이 크다. 드론 기술은 이미 1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진화하였고, 이에 따라 배송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또한 아마존은 '아마존 홈 서비스(Amazon Home Service)'를 통해 배송 직원에게만 부여되는 비밀번호를 통해 상품을 집 안까지 배송하여 절도 위험을 제거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아마존의 시험 서비스들이 더 발전하면 서비스 용역과 같은 무형의 카테고리가 디지털의 범주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그럴수록 아마존이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Amazon Books)'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시애틀, 샌디에고, 포틀랜드, 뉴욕 등 미국 전역에 '아마존 북스' 매장을 열고 있다.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 시장을 파괴한 아마존이 이제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닷컴에서 얻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리뷰 1만개 이상, 평점 4.8점(5.0만점) 이상의 책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던 단계를 넘어 온라인으로 모은 고객정보와 자산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최근 일본 도쿄에 '아마존바(Amazon Bar)'를 시범 오픈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술을 추천해준다. "오늘 약속이나 일이 많았나요?" "샐러드에 사용하는 드레싱은 무엇인가요"등과 같이 술과는 관계없는 질문에 답을 하면 아마존이 추천해 주는 술이 액정에 표시된다. 마음에 들면 주문 버튼을 누르고 영수증을 뽑아 카운터에서 술과 교환하는 구조다. 특이한 점은 술이 마음에 들 경우, 영수증에 나온 코드를 스마트폰에 입력해 아마존에서 바로 해당 술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2016년 말 시애틀에 식료품 가게 '아마존 고(Amazon Go)'를 시범 오픈했다. 아마존 고에는 판매원도 계산대도 없다. 

고객들은 아마존 앱을 실행한 상태로 체크인 카운터를 지나 진열대에 있는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나오기만 하면 된다. 상품은 매장을 빠져나오면 아마존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하지만,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는 이 매장의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디지털 기술이 총동원된다. 

흔히 '저스트 워크아웃(Just-walk-out)'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매장에 들어선 고객들이 아무런 방해나 개입 없이 커머스 활동을 할 수 있는 캄테크(Calm tech)의 일종이며, 카메라 인지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딥러닝 기술의 합작품이다.

저스트 워크아웃 테크놀로지는 아마존이 테스트를 계속하고 업그레이드해 나가면서,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혁신은 비용 절감 측면을 넘어 새로운 유통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마존고'와 같은 방식으로 인해 유통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아마존의 경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 버튼을 한번 누르면 바로 주문이 이뤄지는 IoT 기반 커머스 기기인 아마존 대시 등을 판매 중이다. 이같은 인프라는 오프라인 유통에도 버무려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장을 단순히 자동화하는 수준 이상의 혁신이 가능하다.

무인결제 시스템으로 유통업계에 혁신을 가져온 '아마존 고'는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매력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마존의 일련의 움직임은 최근 회자되고 있는 O4O와 맞닿는다. O4O란 온라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와 자산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O2O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단순 중개업이었다면 O4O는 중개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시장 혁신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자상거래가 편의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지만, 직접 물건을 만져보고 '쇼핑'하는 즐거움은 단시간 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여전히 손으로 직접 만져보길 원하는 고객들이 존재하는 한, 현실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갖추기 위해 아마존은 끊임 없이 기존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에게 관심을 갖고 기회를 탐색할 것이다. 늘 혁신을 추구하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아마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그들이 창출해 나갈 고객 경험은 어떤 것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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