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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틈새사업①] 비즈니스맨 사로잡은 3분 1,000엔 코털관리 전문점
[일본의 틈새사업①] 비즈니스맨 사로잡은 3분 1,000엔 코털관리 전문점
'간소·간이·간편' 日최초 코털왁싱숍 '에키바나' 와타나베 유야 대표
  • 도쿄=김민정 기자
  • 승인 2018.05.27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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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성들이 코털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벌써 10년 이상이 지났다. 10년 전 아사히 홀딩스의 ‘아오야마 해피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남성 신입사원의 90%가 자신의 차림새에 신경을 쓴다고 대답했고, 그 중에서도 1위가 면도에 신경을 쓰며, 2위는 코털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답했다. 각 가전제품 회사들은 이미 코털정리기를 판매 중이고, 파나소닉 제품은 중국인 관광객의 폭매의 대상으로도 화제를 받고 있다. 얼마전 티비 도쿄는 남성도 자신의 차림새에 신경을 써야만 비지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코털 관리와 냄새 관리가 중점이라고 지적했다.

좁은 공간에 간이 부스를 설치해 투자금을 최소한도로 줄였다. 예약 없이 곧바로 찾아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진=김민정기자)
코털왁싱 전문숍 '에키바나'는 좁은 공간에 간이 부스를 설치해 투자금을 최소한도로 줄였다. 예약 없이 곧바로 찾아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진=김민정기자)

지난 2017년 10월에 오픈한 일본 최초의 역내 코털왁싱전문점 ‘에키바나(えきばな)’는 최근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쿄 이치가야역 한 켠에 자리한 이 가게는 3분 천엔으로 손님들을 유혹한다. 전철 안에서 창 밖을 보다가 우연히 삐져나온 자신의 코털에 의기소심해진 이들이 그 문을 두드린다. 이치가야 역은 한국학교와도 가까워서 한국인들도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 역의 1평도 안 되는 공간에 간이 부스를 세워 만든 코털왁싱전문점은 저녁 시간엔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얼마전에는 바쿠로요코야마 역에 분점을 내기도 했다.

역내 '코털왁싱전문점'을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와타나베 유야. (사진=김민정기자)
역내 '코털왁싱전문점'을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와타나베 유야 '에키바나' 대표. (사진=김민정기자)

점장은 30대의 와나타베 유야. 한 때 회사원이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철회사인 ‘도에이’를 찾아가 코털왁싱전문점 아이디어를 설명했고, 기발한 이 기획에 관심을 가진 전철회사의 허가를 받아, 고객확보가 담보된 전철역에 코털왁싱전문점을 열게 되었다. 이 작고 독특한 가게는 최근 신문, 잡지, 티비에 연달아 소개되고 있다. 점장인 와타나베 유야를 만나 보았다.

Q 코털왁싱전문점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을 따라 왁싱전문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지만 딱히 쓸모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제 수염을 왁싱으로 손질하거나, 코털을 손질하는 정도였어요. 제가 코털을 왁싱으로 정리해보니 무척 편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인들은 ‘미’에 관심이 많고 특히 코털 정리에도 관심이 많은데, 생각해보니 코털전문점은 없더라고요. 구두가 고장났거나 더러워졌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구두수선점처럼, 코털이 신경 쓰일 때 바로 찾아갈 수 있는 가게가 있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Q 전철역이라는 고객 확보가 용이한 장소를 찾은 것도 대단한 아이디어인데,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시켰는지 궁금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꼭 전철역에서 이뤄져야만 했습니다. 일부러 먼 곳을 찾아가서 관리 받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다가 신경이 쓰일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전철회사인 ‘도에이’를 찾아 갔습니다. 그랬더니 자료를 가지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다만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자영업 경력도 코털전문 경력도 없었어요. 그런데 담당자가 제 아이디어에 수긍해준 덕에 도청까지 설득해줘서 쉽게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아요. 여름에 허가를 받고 10월에 오픈했습니다.

Q 전철역 안에 가게를 내려면 자본금이 많이 필요할 텐데, 얼마쯤 모아서 가게를 시작했나요?

딱히 모은 돈은 없었습니다. 가게라고 해봤자, 인테리어나 거창한 도구가 필요한 가게가 아니고 의자 하나만 있으면 되는 곳이어서 투자금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Q 실제로 오는 손님은 남성이 많습니까?

현재는 남성 고객이 70%, 여성 고객이 30%입니다. 때로 한국분들도 오십니다. 털이 많아서 고민인 분, 코털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시는 분들이 편하게 상담하러 오셨으면 합니다.

Q ‘왁싱’하면 아플 것 같은데, 코털 왁싱도 아픈가요?

잡아 당길 때 당기는 힘에 놀라시는 분도 있는데 생각처럼 아프지 않습니다. 손님들도 아프지 않았다는 반응이 가장 많아요. .

Q 실제로 코털이 없어도 되는 건가요?

코의 앞부분만 살짝 제거하고 코 안쪽 털은 남겨둡니다. 그래서 큰 지장은 없습니다.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다르긴 합니다.

Q 하루에 손님이 몇 명쯤 오나요?

처음엔 몇 명 오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입소문도 나고 언론에 소개되면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예요. 요즘에는 적을 때는 하루 20명 정도, 많으면 50명 정도입니다. 퇴근 시간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줄이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 시술에는 3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고객분들의 코 안의 상태를 살펴보고 카운셀링도 해야 해서 평균 10분쯤 걸립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딱히 점포를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고객 한 분 한 분의 요망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미용실에 머리를 깎으러 가듯 코털정리도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해요. 누구나 쉽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점포를 늘이기보다 현재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의 진정성 덕분인지 최근에는 단골 손님도 점점 증가 중이다. 일본의 미용 산업은 데이코쿠 데이터 뱅크 조사로 지난해 151건이 도산했으며, 이는 과거 최다였다. 불경기 및 미용업계의 일손부족과 저임금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런 가운데 승승장구한 곳은 해외진출까지한 1,000엔 커트샵 ‘QB하우스’. 값비싼 미용실 경쟁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커트만 해주는 ‘QB하우스’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승자가 됐다. 경영 노하우 제로로 시작했지만,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1,000엔 코털왁싱전문점 ‘에키바나’가 제2의 ‘QB하우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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