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드러그스토어마다 감기약 및 해열제 ‘1인당 2개’ 구매제한…중국인 방일객 사이서 ‘파브론’ 등 특정 감기약 사재기 현상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교차로 인근의 드러그스토어 모습(사진=최지희 기자)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교차로 인근의 드러그스토어 모습(사진=최지희 기자)

중국에서 방역 조치 완화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그 여파가 일본에도 미치고 있다.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감기약이 중국 내에서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탓에 친척 및 지인을 위해 해외에 나온 중국인들이 이를 대거 사들이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도쿄 도리츠다이가쿠(道立大學)역 옆의 드러그스토어를 방문했다. 해열 및 진통에 효과가 있는 약부터 목감기 및 코감기에 듣는 약을 파는 선반이 평소와 달리 휑한 상태였다.

중국인 방일객의 방문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곳이었기에 점원에게 이유를 물었다. 점원은 “인근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본국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쿄 번화가 시부야(渋谷)의 드러그스토어의 감기약 및 해열제 품절 현상은 더욱 심해 보였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인근의 대형 드러그스토어를 방문하자, 일부 감기약에 ‘구입 제한’ 안내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다이쇼(大正)제약의 감기약 ‘파브론골드A’, ‘파브론PRO’는 한 사람당 두 개씩만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되고 있었다.

또 다른 드러그스토어를 방문하자 선반에는 상품이 들어 있지 않은 빈 약상자만이 진열되어 있었다. 매장 측은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빈 상자를 계산대에 가져오면 진짜 상품과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이른바 ‘감기약 바쿠가이(폭매)’를 막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방문한 시부야의 한 드러그스토어의 다이쇼제약의 감기약 ‘파블론’. 이미 상당수의 제품이 판매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방문한 시부야의 한 드러그스토어의 다이쇼제약의 감기약 ‘파블론’. 이미 상당수의 제품이 판매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 안휘(安徽)성 출신의 한 여성은 출장으로 일본을 방문해 소아용을 포함해 감기약 및 진통제를 수십 개 구매했다. 그는 일본에 있는 동안 짬짬이 시간을 내어 감기약을 위주로 약 30~40개를 사들였다고 했다.

여성이 살고 있는 곳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대폭 완화된 이후 감염자가 급증한 상태다. 의약품 부족으로 한 때 패닉 상태에 놓인 적도 있었으나 현재는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돌아갈 때는 여행 가방 반이 약으로 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국내에서는 감기약을 사들이는 감기약 폭매 현상이 늘고 있다. 한 드러그스토어 체인에 따르면 12월 이후 도쿄 도내의 매장을 중심으로 중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손님이 같은 제품을 복수 구매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체인점은 매장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구매 가능한 개수를 한 사람당 두 개까지 제한하고 있다.

일부 드러그스토어에서는 당장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는 사태를 막고자 약값을 올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감기약 중에서도 특히 품귀 현상이 심각한 것이 ‘파브론골드A’와 같은 ‘바브론’ 시리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다이쇼제약측은 현재 중국에서 발생 중인 코로나19 감염 폭발 상황을 배경으로 “SNS상에서 파브론을 복용하고 증상이 완화됐다는 보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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