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축 평균 6천만엔, 도쿄 23구 신축 평균 8천만엔대…버블 붕괴 후 평균 4천만엔 대에서 훌쩍 증가

도쿄전경=게티이미지뱅크
도쿄전경=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일본 수도권의 신축 맨션 평균가격은 작년보다 0.4% 오른 6천288만엔(약 5억 9천 618만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이라 함은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을 가리키며, 맨션은 한국의 아파트와 같은 고층 공동주택에 해당한다. 일본 언론들은 수도권 집값이 4년 연속 오르면서 1973년 조사 이래 2년 연속 최고가를 갱신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26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같은 평균가는 버블기인 90년의 평균을 훌쩍 넘어선 가격이다. 신축 맨션 평균가가 버블기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로, 6천 260만엔(약 5억 9천 353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평당 단가도 95만 1천엔(약 901만 6천 716원)으로 지난해 대비 1.6% 늘면서 10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평당 단가 역시 2년 연속 최고치에 해당한다.

도쿄 23구의 평균 가격은 8천 236만엔(약 7억 8천 88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0.7% 줄었지만 그 외 수도권 지역에서 신축 맨션이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사이타마현이 전년 대비 9.7% 증가한 5천267만엔(약 4억 9천 938만원), 치바현이 6.7% 증가한 4천 603만엔(약 4억 3천 642만원)이었다. 특히 인기가 높은 맨션들은 이들 지역 중에서도 도심을 잇는 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건물들이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중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집을 바꾸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집 하면 콤팩트한 집 크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보다 여유롭게 집안에서 지낼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거실 공간, 혹은 방이 하나 더 딸린 집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수도권의 신축 평균가가 6천288만엔이라고 하면 사실 서울의 수도권 아파트 가격보다 훨씬 저렴해 실감이 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수도권 신축 맨션 평균이 4천만엔대(약 3억 7천 925만원)까지 떨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추세는 상당한 증가세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부동산시장조사회사인 간테이가 최근 발표한 ‘2022년 도쿄 도심 6구의 중고 맨션 평균 가격'은 9천 800만엔(약 9억 2천 917만원)으로, 전년 대비 7% 올랐다. 도심 6구는 치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분쿄, 시부야구로, 도쿄도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높은 곳에 해당한다. 2004년에 이곳의 평균이 4천만엔대였으니 20년 사이에 2배 이상 뛴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 때 부유층만 살 수 있었던 고가 맨션 ‘오쿠션(10억원대 맨션)’이 이제는 도심 맨션의 평균 가격”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현재 일본의 도심과 교외 지역 할 것 없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20층 이상의 고층 맨션들이 속속 들어서는 모양새다. 버블기에는 투자 목적의 원룸이 많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면적이 넓은 고가격대 주거 목적의 매물이 많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이같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파워 커플’이라 불리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 세대들이라고 전했다. 또한 자식과 떨어져 사는 시니어 세대들이 도심과의 접근성을 중시하면서 이동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일본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주택 대출 금리가 역사적인 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한 수요 증가 요인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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