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승리' 독일전 이후 급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 …27일 코스타리카전 필승 기대

22일, 도쿄 시부야역 안에 마련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벤트 부스가 썰렁한 모습이다. 스페인전 이날 중계 방송사 후지TV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사진= 최지희 기자)
22일, 도쿄 시부야역 안에 마련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벤트 부스가 썰렁한 모습이다. 스페인전 이날 중계 방송사 후지TV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사진= 최지희 기자)

“월드컵 일본 대표 선수와의 기념 사진 촬영! 어떠세요?”

일본과 독일의 첫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22일 낮 도쿄(東京) 시부야(渋谷) 역.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가운데 통로 한쪽에 마련된 월드컵 이벤트 부스에 눈길을 주는 이들은 없었다. 목청을 높여 홍보를 해도 사진 촬영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23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 대표팀이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독일에 2대 1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일본 열도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경기 다음 날 아침 주요 언론 조간신문은 일제히 “독일을 꺾다”라는 제목으로 승리 소식을 1면 톱으로 다뤘다. 27일에 다음 경기인 코스타리카전 중계를 앞둔 TV 아사히는 월드컵 관련 컨텐츠 일색이 됐다.

일본이 이처럼 흥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일본이 월드컵 무대에서 월드컵 우승 경험국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월드컵에서 역전승으로 상대를 이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역사적 승리’인 독일전 승리 후, 일본 열도는 한 순간에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 모습이다.

'죽음의 조'에 속한 일본 대표팀에 거는 기대는 높지 않았다. 반면 독일 전 승리 후, 다음 경기 상대인 코스타리카가 일본 보다 FIFA 랭킹이 낮은 국가인 만큼(일본 24위-코스타리카 31위) 반드시 승리해 16강 진출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 고토(江東)구에 위치한 스포츠 용품 전문점 ‘스포츠 오소리티’에서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이 독일전이 치뤄진 23일부터 갑자기 팔리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에만 전 매장의 매출이 직전 1주일간 매출을 웃도는 일이 발생했다.

아동용 유니폼은 진작에 재고가 소진돼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다. 독일전 다음 날인 24일에도 축구 대표팀 ‘굿즈’를 사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축구팬이 아닌 사람들도 스포츠 용품 매장 전면에 진열된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보며 걸음을 멈추는 경우가 늘었다.

27일 코스타리카전 생중계 예정인 TV아사히가 코스타리카와 일본의 역대 전적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지= TV아사히 ‘하토리의 모닝쇼’ 방송화면)
27일 코스타리카전 생중계 예정인 TV아사히가 코스타리카와 일본의 역대 전적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지= TV아사히 ‘하토리의 모닝쇼’ 방송화면)

NHK가 중계한 독일전 시청률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디오리서치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 50분부터 방영된 경기 시청률은 간토(関東)지구 평균세대시청률이 35.3%, 간사이(関西)지구에서 30.6%를 보였다. 간토지구의 순간최고세대시청률은 경기 종료 시점인 11시 59분의 40.6% 였다.

인터넷 방송국 아베마(ABEMA)에 따르면 23일 하루 시청자수가 1천만명을 넘으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베마는 이번 대회 64개 시합을 모두 무료로 생중계한다.

27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코스타리카전을 음식점이나 술집 등에서 관전하려는 사람들도 느는 분위기다. 이번 독일전을 집에서 혼자 관전했다는 30대 회사원 A씨는 “코스타리카전은 지인들과 모여 맥주 한 잔 하면서 같이 보기로 했다”고 했다.

한 일본 언론은 경기 중계 당시의 ‘수도 사용량’ 분석을 통해 얼마나 많은 수의 일본 국민들이 생중계를 시청 중이었는지를 추정하기도 했다. 고베신문은 해당 시간대에 고베(神戸)시 수도국이 주요 배수지 사용량을 조사해 시민 약 120만명분의 최근 5일간 평균치를 분석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중 경기날인 23일 사용량의 특징으로, 경기 시작 시간이 되면서 수도 사용량이 감소했으며, 하프 타임에는 빠르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후반전이 시작하면서 다시 사용량이 줄었으며, 경기 종료 후에는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고베신문은 “역사적인 승리를 지켜보기 위해 화장실이나 욕실 이용을 참고 관전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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