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74%가 반대

도쿄도청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쿄도청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일본 아베(安倍)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도입 검토를 지시한 ‘서머타임제’에 일본 기업의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시스템이나 제도변경에 따른 비용 대비 뚜렷한 메리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폭염에 대비해 서머타임제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더불어 올림픽 기간동안 선수들과 관객의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장과 지하철 역사등 공공시설이나 거리에 분무기와 대형 냉풍기의 설치도 아울러 추진하고 있다. 

올 여름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혹서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나 영국의 가디언지 등 해외 주요 미디어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기사를 연이어 내보내는 등 국외의 불안한 시선도 서머타임제 도입 검토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와 여당은 지난 7월 모리 요시로(森 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회 입법절차를 준비하는 등 초당적 차원에서 서머타임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법안제출을 위한 연구회를 설립하고 가장 더운 6~8월에 시간을 2시간 앞당기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머타임제가 적용되면 도쿄올림픽때 오전 7시에 시작하는 마라톤은 오전 5시에 시작해 해가 높아지기 전에 시합을 종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70% 이상은 이같은 서머타임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8월 29일에서 9월 10일에 걸쳐 자본금 10억엔 이상의 일본 대기업 및 중견기업 약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머타임제 도입에 찬성하는 기업은 26%에 그쳤다. 이 또한 올릭픽이 열리는 2020년 에만 실시하겠다는 기업이 9%로 매년 실시에 찬성하는 기업은 17% 정도인 셈이다.   

서머타임제 도입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무더위 대책’과 ‘효율적인 시간활용’을 꼽은 기업이 각각 3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에너지 절약’(16%), ‘매출증가 등 경제적 효과 기대’(1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하는 기업은 74%로, 그 이유는 ‘국민생활에 혼란 초래’(34%), ‘시스템 개선에 대한 부담’(32%) 순으로 나타났으며, ‘장시간 노동초래’, ‘건강에 악영향’을 꼽은 기업도 각각 17%, 11%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시간을 조정하는 등 올림픽에 국한해서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을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시스템 변경에 따른 비용 발생과 혼선으로 인한 업무지장 초래', ‘막대한 도입 비용 대비 미미한 효과’ 등 현실적인 지적도 잇따랐다.
  
또한 지난 달 EU의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가 서머타임제의 폐지를 28개 회원국에 공식 제안하기로 해, 일본정부의 새로운 시도는 더욱 의문시되고 있다. 1916년 독일을 필두로 100년 넘게 서머타임제를 실시해 온 EU마저도 서머타임제가 수면을 방해하는 등 국민 생활습관의 질과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여론에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올림픽 혹서대책으로 꺼내든 일본의 서머타임제 논의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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