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과잉 상태 日큐슈전력, 태양광발전 출력제어 조치

(큐슈=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일본 큐슈지역의 발전 및 송배전사업을 담당하는 큐슈전력(九州電力)이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전력소비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10월 13-14일), 민간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에게 일시적으로 전력공급을 중지하도록 하는 ‘출력제어’를 요청해 논란이다. 

출력제어 대상이 되는 태양광발전 사업자는 약 2만여개사 이상으로 가정용 태양광발전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 태양광발전 출력제어 조치는 원자력발전소 4기가 재가동하면서 큐슈지역의 전력공급이 남아돌게 되자 결정한 고육지책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목소리가 커진 탈(脱)원전 움직임과도 맞물리면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일본의 남쪽에 위치한 큐슈지역은 일조량(日照量)이 풍부해 태양광발전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덕분에 큐슈지역의 태양광발전 도입량은 원자력발전소 8기분에 해당하는 800만키로와트(kW)로, 지난 5월 골든위크 때엔 한 낮 전력소비량의 81%를 태양광발전이 담당할 정도로 태양광발전이 널리 보급된 지역이다.

이에 더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새롭게 정비된 원자력발전 규제 기준에 맞춰 검사를 실시하느라 가동을 중지하고 있었던 겐카이(玄海)원전, 센다이(川内)원전 등, 원자력발전 4기(약 400만kW)가 차례차례로 재가동되며 큐슈의 전력공급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가을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감소,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전력이 남아 돈다는 것은 예비전력이 풍부해 언뜻 좋은 일처럼도 들리지만, 큐슈전력이 출력제어 조치를 결정한 배경은 ‘수급 밸런스 조절 실패로 인한 대규모 정전’을 우려해서다. 수요와 공급이 너무 어느 한쪽으로만 쏠리게 되면 전기의 주파수 변동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큐슈전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위해, 큐슈전력 와니 히로시(和仁 寛)부장은 “화력발전소의 발전소 출력을 낮추고, 본토의 타 전력회사에 남는 전력을 매매하는 등 각종 대책을 강구했지만 여전히 43만kW의 잉여공급이 생기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10월 12일, 태양광발전 출력제어 조치 결정에 대해 발표하는 큐슈슈전력 관계자. 출처: TBS뉴스화면 캡쳐
10월 12일, 태양광발전 출력제어 조치 결정에 대해 발표하는 큐슈슈전력 관계자. 출처: TBS뉴스화면 캡쳐

하지만, 문제는 큐슈전력이 자연친화적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의 출력제어를 결정했다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사가현(佐賀県)의 원자력발전 반대 시민단체 ‘사요나라원전 사가연락회(さよなら原発!佐賀連絡会)’의 대표인 도요시마 코이치(豊島耕一) 대표는, “재가동을 시작한 원전 4기 중 1기(약 100만kW)만 가동 중지지켜도 잉여공급분을 커버할 수 있어, 태양광발전 출력제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선 ‘출력제어’의 우선순위가 ‘①화력발전 → ②바이오매스발전 → ③태양광, 풍력발전 → ④원자력, 수력, 지열(地熱)발전’의 순으로 이미 법률로 정해져 있어, 원자력발전은 마지막까지 우선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원자력발전은 발전량을 짧은 시간 내에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현실적 제약에 대해, 원전을 반대하는 측은 "전력이 남아돌면 처음부터 원전을 재가동할 필요가 없었다"며 "태양광발전의 출력제어 조치는 본말이 전도된거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뿐 아니라, 민간 태양광발전 사업자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환경보호의식이 높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판매해 온 사업자들은, 이번 출력제어 조치로 인해 태양광발전사업 시장이 더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는 레드오션으로 비춰져 시장 자체가 축소되지나 않을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슈전력의 출력제어 조치는 오늘부터 예정대로 실시되고 있다. 이 조치 이후에도 타지역 전력사업자에 대한 영향, 탈원전 주장측과의 마찰,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시장의 영향 등, 이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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