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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수거와 스포츠의 만남, 日 ‘쓰레기 수거 경기’ 인기
쓰레기 수거와 스포츠의 만남, 日 ‘쓰레기 수거 경기’ 인기
일본 전국에서 600회 이상 ‘스포GOMI’ 대회 열려···스포츠로 즐기며 환경 의식도 고양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9.01.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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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쓰레기 수거에 스포츠의 요소를 접목시킨 ‘쓰레기 수거 경기’ 이벤트가 일본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정해진 구역 내에서 제한 시간 안에 가장 많은 양의 쓰레기를 주운 팀이 이기는 경기다. 쓰레기 수거라 하면 ‘사회봉사활동’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스포츠 경기를 즐기는 감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등장해 일본 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와카야마(和歌山)현 하시모토(橋本)시에서는 지난 해 12월 중순 ‘스포GOMI (‘스포츠’와 쓰레기를 뜻하는 일본어 ‘고미’가 합쳐진 말)’ 대회가 열렸다. 6세 어린이부터 78세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 약 70명이 하시모토 시내 공원에 모였다. 

한 팀당 인원은 3명에서 5명. 경기장은 공원을 기점으로 해서 역 주변과 주택지 등 반경 약 1킬로미터로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 구역 내에서 1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의 양으로 승부를 가른다. 

다마(多摩)시 나가야마기타(永山北) 공원에서 열린 스포GOMI대회 (이미지: 일본스포GOMI대회 도쿄지부 트위터)

오전 10시가 못 된 시각, 스타트를 알리는 신호와 함께 비닐 봉투와 집게를 손에 든 참가자들이 공원을 출발했다.

“여기 있다! 여기!”

쓰레기를 발견할 때마다 사방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도로 위에 버려진 페트병, 편의점 비닐 봉투를 비롯해 거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끊임없이 참가자들의 손에 의해 건져 올려졌다.

망가진 채 버려진 우산과 같이 눈에 잘 띄는 쓰레기가 있는가 하면, 도로 하수구에 낀 담배 꽁초처럼 매의 눈으로 살펴야 보이는 쓰레기도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라이벌 팀이 채 훑지 않은 곳에 가서 쓰레기를 쓸어 담을 지, 가까운 곳을 이 잡듯 샅샅이 뒤질 지 전략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다 많은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장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1시간 후, 공원으로 돌아온 각 팀들은 저마다 수거해온 쓰레기의 무게를 달았다. 쓰레기의 종류에 따라 중량 당 득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쓰레기를 주웠는지도 관건이다. 금속류와 같이 무거운 물건은 점수가 낮고, 담배 꽁초처럼 가벼운 것은 점수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주운 양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이날 모인 쓰레기의 양은 총 60킬로그램이었다. 높은 점수를 얻은 팀에게는 와카야마현 특산품인 우메보시(매실을 소금에 절여 말린 음식) 등이 상품으로 수여됐다. 

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참가한 모리시타 아코(森下愛子,10) 양은 “쓰레기를 엄청 열심히 찾았다. 재밌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도쿄에서 열린 스포GOMI 대회에는 약 200명의 참가자가 1시간 만에 200킬로그램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미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경기대회 조직위원해 공식 트위터)

스포츠와 쓰레기 수거를 융합한 이벤트의 정식 명칭은 ‘스포GOMI’다. 일반사단법인 ‘소셜스포츠이니셔티브’가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마미츠카 겐이치(馬見塚健一) 대표는 10여년 전 조깅을 하던 중에 거리에 떨어진 쓰레기가 눈에 밟히기 시작해 그날로부터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속도를 얼마나 떨어뜨리지 않고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지 ‘도전’하게 되면서 운동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쓰레기를 줍는 행사는 ‘스포GOMI’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행해 왔지만 젊은층의 참가가 저조한데다 매번 모이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었다. 마미츠카 대표는 “스포츠 요소를 첨가해 젊은 사람들을 불러들이자”는 계획 아래 2008년부터 ‘스포GOMI’를 개최했다. 

전국 각지의 지자체와 기업들이 협력해 2017년까지 모두 639곳에서 약 7만 6천명이 참가했다. 2016년부터는 해외에서도 개최해오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스포GOMI’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쓰레기 문제 이외에도 절전과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미츠카 대표는 아사히신문에 “재밌게 즐겼다는 경험이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환경에 대한 의식을 지속하기 쉽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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