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정책 중장기적 지속…한국기업 선제적 환리스크 나서야

<이미지=Getty Image Bank>

지난 1월 일본은행(BOJ)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직후 일본은행의 경기부양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는 하락하고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로 자금이 유입돼 벌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엔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이유는 일본 경제의 특수성 때문이다. 국가부채가 GDP대비 230%에 달하는 일본은 국가 신용등급이 우리나라보다 한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일본 국가 부채의 95%가 엔화표시로 발행되기 때문에 비록 국가부채가 천문학적인 수준이라 하더라도 대외 불안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또한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율이 높은 일본인들의 특성상 직간접적으로 대량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부채가 경제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 외에 '와타나베 부인'이라고도 불리는 엔캐리트레이드도 글로벌 금융 불안요인이 가중될때 엔고 현상을 부르는 주요 원인이다. 엔캐리트레이드는 일본에서 저리로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해외투자를 하다가 해외불안 요인이 커지면 해외 투자비중을 줄이고 자국으로 돈을 가져 오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모를 일 없는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엔저로 향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추가 인하의 속내를 내비치면서도 지난 15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를 동결하고 나섰다. 

이는 일시적인 엔고 현상을 제외하고 시중금리 하락이나 주가 상승 등 효과는 있었으나 일본은행이 함께 의도했던 경기 활성화 및 물가 상승 영향은 미미한 탓에 당분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를 알아볼 수 있도록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가계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에 대한 최근의 비판을 인식한 듯 인내심을 더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일본은행은 또 시장에 푸는 유동성도 연간 80조엔(약 838조원) 규모를 지속하기로 했다. 

경기 판단에 대해선 '완만한 회복세를 계속하고 있다'에서 '완만한 회복 기조를 확대해나갈 것'으로 1년 11개월만에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 경기 둔화로 자국 수출 및 생산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가계소비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진단하며 "일본은행의 새로운 정책을 계속해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책 발표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중장기적으로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기업들도 선제적 환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는 1월4일 994원에서 2월25일 1102원으로 10.8% 상승했다. 엔화가치 상승세는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국내기업들에겐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장기적으로 엔화가치는 다시 하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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