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되면서 일본 금융계가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은행협회가 7일 발표한 예금·대출금 속보치에 따르면 시중은행(미츠비시 도쿄 UFJ,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 리소나, 사이타마 리소나)의 2월 말의 실질 예금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 늘어난 309조 8069억엔으로 2002년 11월 이후 무려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 은행이 8일 발표한 예금·대출 동향에서도 비록 일본은행과 전국 은행 협회가 정의상의 차이로 수치는 다르지만 2월 예금잔액은 4.0% 늘어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예금이 급증한 이유를 보면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때문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시중 은행간 단기자금 거래에 사용되는 콜금리는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사실상 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가나 지역 금융기관 등은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간신히 금리가 플러스 수준을 유지하는 시중은행의 예금에 퍼붓고 있는 셈이다.

대형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지난달보다 2월에 예금이 현저하게 늘었다"며 "원인은 역시 마이너스 금리다"라며 원망섞인 목소리를 냈다.

일본의 은행은 대출금보다 예금이 압도적으로 많은 예금초과 상태다. 이 금액은 2월말 시점에서 약 200조엔에 달한다. 운용할 수 없는 예금만 쌓으는 꼴로 이자부담을 회피하고픈 은행으로선 과도한 수신은 거부하고 싶은 것이 은행의 속내.

시장에는 "어떤 대기업의 수신은 거부하고 있다."라는 웃지 못할 소문도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금리소멸'과 그에 따른 대량의 자금 집중현상.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맡기는 자금만에라도 수수료를 물리고 싶다"라며 한숨을 토해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초래한 은행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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