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에코프로비엠이 새로운 하이니켈 양극재 'NCMX'와 차세대 양극재 '하이망간'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양극재 시장 절대강자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주재환 신임 대표가 지난달 선임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도 완성했다. 삼성SDI 임원을 역임한 주 대표는 2차 전지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문경영 체제를 통해 책임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속 성장과 미래 대응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이 주력인 하이니켈에 이어 하이망간 양극재 개발에 나서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BMI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생산량 7만5000톤을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8.4%다. 2위는 6만1000톤을 생산한 LG화학, 3위는 4만8600톤을 생산한 일본의 니치아 등이다.

지난해 글로벌 양극재 생산량은 약 124만톤에 달했다. 이중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필두로 한 삼원계 양극재는 88만8000톤에 이른다. 삼원계 양극재에 비해 출력은 낮으나 가격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이원계 양극재 생산량은 35만3000톤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LFP 양극재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삼원계 양극재 생산량이 LFP 양극재 생산량보다 두배 이상 많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BYD가 CTP 기술을 통해 LFP 배터리의 효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니켈, 코발트 등 삼원계 양극재의 원재료 가격도 상승하면서 LFP 양극재 배터리는 큰 주목을 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에 대응해 하이망간 양극재 개발로 LFP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하이망간 양극재로 중국 LFP 양극재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하이망간 양극재는 니켈과 코발트를 대폭 줄이고 망간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가격 측면에선 kg당 20달러 미만 수준으로 여전히 11달러 내외의 LFP 대비 비싸다. 다만 하이망간이 전극 밀도에서 앞서 배터리셀 투입 시 1킬로와트시(kWh) 당 80달러 이하다. 82.29달러인 LFP 대비 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에코프로비엠 측의 설명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더배터리컨퍼런스’에서 켄 호프먼 맥킨지 리서치 그룹 부대표는 "망간은 니켈보다 생산량이 10배나 많아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망간 양극재 'OLO'를 개발 중이다. 출시는 2026년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진다면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주력 양극재도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 'NCMX' 양산을 통해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내년 500톤에서 1000톤 규모로 NCMX 양극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NCA를 기반으로 첨가제가 추가된 형태다. 하이니켈 양극재를 통해 셀 당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 그만큼 양극재를 덜 사용할 수 있는데 배터리 핵심소재 가격이 인상되는 추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활발한 업무협약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외부 전문가 선임 기대감까지

중국이 장악해오던 전구체 시장에도 진출, 내재화에 나섰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중간 물질로 자국 정부 지원으로 해외 광산을 다수 확보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점유율 70~80%를 차지해왔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전구체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 에코프로는 중국 전구체 기업 GEM과 지난 2017년 합작사 ‘에코프로지이엠’을 설립했다. 에코프로지이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포항 영일만1산업단지와 영일만4산업단지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생산능력은 오는 2026년까지 19만5000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GEM의 협력도 확대한다. 지난달 업무 협약을 통해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GEM으로부터 NCA와 NCM 전구체 70만톤을 공급받게 된다. 지난해 4월에도 17만6000톤 규모 원료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어 오는 2026년까지 총 87만6000톤의 전구체를 확보했다.

지난달 선임된 주재환 신임 대표이사에게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 신임 대표이사는 삼성SDI 전사품질혁심팀장과 셀사업부장을 지낸 2차전지 전문가다.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활용되는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을 역임했다.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자리에 외부 전문가가 앉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주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 전문성을 높이 삼아 선임된 것"이라며 "회사 내에서도 삼성SDI와 일진머티리얼즈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 방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올해 초 오창 공장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견조할 예상이다. 화재에 따른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공장 중 CAM4가 지난달 말 대전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전면작업중지 일부 해제' 승인을 받고 정상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물량 요청 증가에 따라 연간 실적 성장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2.4% 증가한 3조69억원,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225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