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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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판매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정비나 수리 때문에 애를 먹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전기차를 취급하는 정비소가 터무니없이 적은 데다 보험료도 내연차에 비해 30%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전국 서비스 센터 약 1400여 곳 중 전동화 차량 수리가 가능한 거점은 전기차 전담 370곳과 수소전기차 전담 60개소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1만7828대를 판매한 테슬라의 경우 국내 서비스 센터가 단 8곳에 불과하다.

사설 정비소 이용도 쉽지 않다. 전국 약 4만500개 자동차 정비소 중 전기차 정비가 가능한 곳은 3%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배터리, 변속기 등 전기 계통을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곳은 많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약 7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배터리와 내연기관 엔진이 함께 장착된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연료전지차까지 포함한 전동화 모델은 23만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수는 23만8063대로 연간 보급 규모는 2019년 3만5080대, 2020년 4만6713대, 지난해 10만427대로 급속하게 늘고 있다.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는 20만7500대다. 공격적인 보급 정책에 비해 구매자들을 위한 애프터서비스는 미비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내연차와 달리 전기차는 고전압의 배터리와 전장 부품을 들을 탑재해 정비를 위해선 이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정비 업계는 아직까지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많지 않다.

신규 인력을 육성하거나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학교 자동차학과의 교과목들이 내연차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에 자동차 전문가들조차 전기전자에 대한 운용과 관련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정비 업체들 중 자체 R&D 기능을 가진 곳도 많지 않아 정비인력을 교육하기도 힘든 구조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현재 정비인들을 교육하고 싶어도 그들을 교육할 전문가들 수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강조하지만 보급 이후에 대한 관리 시스템 마련도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전기차 보급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의 상황을 보이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비싼 보험료도 문제다. 전기차의 수리비가 평균적으로 내연차보다 높아 손해율이 높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보험개발원이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237만원으로 비전기차 181만원보다 약 31% 비싸다. 평균 부품비는 전기차가 146만원으로 비전기차 97만원보다 약 50%더 높다.

자동차 보험료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사고 시 손상 가능성, 수리 비용이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수리비는 보험료 상승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이 손상 가능성과 수리비 등을 추산해 매기는 등급에서 가격대가 6000만원대 후반으로 비슷한 테슬라 모델3는 5등급, 내연차인 벤트 E클래스는 13등급이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전기차와 비전기차의 자차담보 손해율 차이도 지난 2018년 1%포인트에서 2020년 9.7%포인트로 10배가량 상승해 앞으로 전기차 보험비가 더 비싸질 가능성도 크다.

김필수 교수는 "애프터서비스부터 시작해서 전기차를 전문으로 교육하는 대학, 전기차를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 등 하나하나 필수적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라며 "정부가 나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높이 책정된 보험료 도 적정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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