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디자인=김승종기자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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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세계 1위 기업 중국 CATL이 한국의 주력 상품 하이니켈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중국 주도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배터리와 한국 주도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로 대표되던 경쟁구도가 삼원계 배터리 분야 내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선 CATL의 하이니켈 배터리 진출은 예견된 것이며 배터리 시장 규모 커지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최근 발표한 '제5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 추천 목록'에 CATL이 란투자동차에 공급한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공표됐다.

이 배터리의 양극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으로 이뤄진 NCM 삼원계로 에너지밀도는 kg당 212wh로 알려졌다. CATL의 하이니켈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총 10여종으로 중국 내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양극재에서 니켈의 함유를 높여 성능을 개선한 배터리를 뜻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각각 양극재 내 니켈의 비중을 90%까지 높이는 등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왔다.

반면 중국 CATL과 BYD가 주목받은 분야는 LFP 배터리였다.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CATL은 LFP 배터리에 CTP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CTP는 배터리 셀에서 모듈을 거쳐 팩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모듈을 생략한 기술로 모듈이 사라진 공간에 배터리 셀을 더 추가해 팩당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CATL은 이 CTP 기술을 자사 하이니켈 배터리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도입을 통해 kg당 250wh 이상의 효율을 낼 것으로 CATL은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하이니켈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도입이 성공한다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내세웠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CTP 기술은 배터리 셀이나 양극재 조합과는 무관하게 적용시킬 수 있기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며 "이미 지난 2020년부터 CATL은 LFP 뿐만 아니라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에도 CTP를 적용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었으며 올해부터 적용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CATL이 33.7%로 압도적 1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3%의 점유율을 보여준 LG에너지솔루션은 14.9위로 2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바뀌지 않았지만 격차는 커진 셈이다. SK온은 5위, 삼성SDI는 7위를 기록했다. 상위 10개사 기준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점유율은 55.3%, 한국은 25.9%다. CATL이 LFP 배터리에 더해 하이니켈 배터리 판매를 높이게 된다면 이미 벌어진 점유율 격차를 더 높여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현재 CATL의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CATL의 하이니켈 배터리 진출은 예견된 것이기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다는 것. CATL은 이미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를 제작하고 있었으며 이번 중국 공업신식화부의 발표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LFP 배터리 만으로는 대형, SUV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CATL의 리튬이온 삼원계 기반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선 CATL이 하이니켈 배터리를 중국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타격을 준다고 볼수는 없다"며 "다만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납품을 시작한다 해도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모델 범위를 늘리는 등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협으로 느껴지진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CATL의 진출은 배터리 시장 전체가 커져가는 상황의 일환일 뿐"이라며 "CATL의 진출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속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점유율, 기업의 전략 등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돌파구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박철완 교수는 “저가형 전기차엔 LFP 배터리가 탑재되고 하이엔드 급의 고성능 전기차엔 CTP 기술을 도입한 중국산 하이니켈 배터리가 탑재되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며 “전기차와 관련된 시장 전체가 팽창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파이가 줄어든다고 예단할 수 없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은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까지 보여준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경쟁은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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