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김상원기자 / 디자인=김승종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김상원기자 / 디자인=김승종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가운데 삼성SDI만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LFP 배터리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하면서 형평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상용화 됐고 국내 경쟁사의 자체 개발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미 LG엔솔과 SK온은 시제품을 내놓은 것에 비해 삼성SDI는 개발 현황 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독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은 차별적 혜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고성능·리튬인산철(LFP)전지 양극소재, 전해액, 셀 제조기술 R&D 사업'의 수행 기관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6년까지 233억원을 투입해 LFP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와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 배터리셀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수행 기관은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씨아이에스 등이다. 이 중 배터리 완성품 제조사는 삼성SDI가 유일하다.    

그동안 LFP 배터리는 중국의 CATL이나 BYD 등 기업 위주로 생산돼왔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심의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와 짧은 주행거리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

다만 '셀 투 팩(CTP)' 기술 기반으로 성능이 개선되면서 전세계 시장에서 급성장 중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 배터리의 전세계 점유율은 27.2%로 지난 2021년 16.9%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LFP 배터리 R&D 사업을 본격 시작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면피성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미 LFP 배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R&D를 상당 부분 진행했는데 산업부가 뒤늦게 후발주자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타 민간업체의 자체적인 개발 완료가 임박한 상황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개발 현황이 공개되지 않은 후발주자에게 정부 재원을 사용해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미 LFP 배터리 국산화 성공에 임박한 단계"라며 "이제 와서 국산화를 외치는 것은 뒤늦은 조치이며 면피성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 3월 개최된 이차전지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각각 공개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국 난징 생산라인을 LFP 배터리 용으로 전환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오는 2025년 차량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산업부 사업의 목표 시점인 오는 2026년보다 이르다.

반면 삼성SDI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한 후 아직까지 개발 현황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삼성SDI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자체적인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사업에 관한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삼성SDI 필두의 컨소시엄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평가과정에 산업부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SDI에만 혜택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